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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2.01 20:05 수정 : 2015.11.30 08:55

20분 이상 낮잠은 ‘수면 무기력증’ 일으켜
10분 ‘쪽잠’이 인지 수행능력 향상에 도움

낮잠 시간과 인지 수행능력의 상관관계

[스마트 상담실]

Q 야근 때문에 이튿날 낮잠을 잘 때가 있는데요, 낮잠을 자고 나면 머리가 더 멍하고 무겁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A 디지털 시대에는 퇴근 후에도 이메일이나 사회관계망으로 업무를 계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밤에 충분히 잘 시간이 부족합니다.

수면 부족 상태에서는 음주운전처럼 집중력과 실행 기능이 떨어져서 사고에 취약한 상태가 됩니다. 하버드대 로라 바거 박사는 24시간 넘게 근무하고 퇴근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자동차 사고율이 2.3배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하버드대 크리스토퍼 랜드리건 박사 연구에 의하면 중환자실 담당 인턴이 24시간 계속 근무를 하면 하루 16시간 이내로 계속 근무를 하는 경우에 비해 오진율이 5.6배 높았고 투약 실수 위험성도 20% 더 높았습니다.

인간의 생체리듬은 해가 지면 휴식을 취하고 잠을 자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습니다. 6~8시간 자는 게 자연스런 생체리듬입니다. 그러나 생체리듬은 환경에 맞게 변화가 가능합니다. 야행성 쥐는 원래 밤에 먹이를 먹고 소화·간 기능이 활성화됩니다. 그런데 지속적으로 낮에 먹이를 주면 낮에 간 기능이 증가합니다. 북극권에선 11월~2월 밤이 계속되고 4~9월은 항상 낮입니다. 이 지방에 사는 뇌조와 순록 같은 토착 동물들은 뚜렷한 일주기 리듬이 없는 행동을 보여서 멜라토닌도 하루 종일 비슷한 수준으로 분비됩니다. 아무 때나 필요하면 먹고 잘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인체도 환경의 변화나 요구에 맞추어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밤에 잘 시간이 모자란다면 낮잠으로 뇌 활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처칠, 에디슨, 나폴레옹, 달리, 케네디는 낮잠으로 활력을 유지했습니다. 처칠과 케네디는 매일 두 시간 가까이 낮잠을 잤습니다. 에디슨은 연구실에 침대를 두고 낮잠을 잤습니다. 나폴레옹은 말 위에서도 깊은 잠에 빠지는 쪽잠의 달인이었습니다. 달리는 손에 무거운 것을 든 채 낮잠을 잤습니다. 잠이 들어 손의 힘이 풀리며 무거운 것이 바닥에 떨어지면 그 소리를 듣고 깨어났습니다. 달리는 자신의 창조적 영감이 미세수면에서 나왔다고 했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 플린더스대학의 리언 랙 교수 연구팀은 오후의 쪽잠이 인지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피험자들은 0.5분, 1.5분, 5분, 10분, 20분, 30분씩 쪽잠을 잤습니다. 5분 이내의 낮잠은 인지적 수행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10분의 쪽잠은 정신을 맑게 하고 수행능력을 향상시켰는데 긍정적 효과가 2~3시간 지속되었습니다.

신동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랙 교수 연구팀의 연구에서 흥미로운 점은 20분 이상 잠을 잤을 때 ‘수면 무기력증’(잠에서 깨자마자 멍한 상태)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20분 이상을 자면 한 시간은 지나야 낮잠에 의한 인지능력 향상 효과가 나타났고 효과도 10분 낮잠에 비해 더 좋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40분 이상 길게 자면 오히려 수면무기력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항공위키백과(skybrary.com)가 제공하는 피로 극복 매뉴얼에서도 조종사들이 일을 시작하기 직전에는 45분 이상 자지 말 것을 권고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쪽잠이나 낮잠 스케줄을 찾아보십시오. 하루 종일 뇌 활력을 유지하며 하루를 길게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신동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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