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20 06:03
수정 : 2018.08.20 20:45
[사람과 디지털] 스마트 상담실
Q. 산후우울증으로 티브이와 스마트폰 많이 썼는데, 아이가 스마트폰만 찾아요
A. 유아기 애착관계 영향…문제 인식이 우선
Q. 다섯살 딸이 스마트폰 게임만 하려고 합니다. 정해진 시간에만 하기로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을 치우면 자지러지듯 울고 “엄마, 미워, 싫어”라고 소리치며 물건을 던지기도 합니다. 사실 딸 출산 이후 한동안 산후우울증으로 힘들어 하루 종일 텔레비전을 켜두고 스마트폰도 함께 썼습니다. 딸 상태가 계속 심각해지니 제 책임인 것 같아 죄책감으로 괴롭습니다.
A. 결혼과 임신, 새로운 가족의 증가, 부부갈등은 흔한 스트레스 원인입니다. 더욱이 주변의 지원 없이 육아를 전담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신체적 부담은 물론, 정서적 고통이 가중되고 심리적 소진과 사회적 관계의 단절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산후우울증은 심할 경우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힘들고, 자녀의 요구나 상호작용을 필요로 하는 신호에 지속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기 어렵습니다.
생애 초기에 경험하는 부모와의 부적절한 상호작용은 자녀의 애착 형성 과정에 부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애착이란 인생 초기에 양육자나 특별한 사회적 대상과 형성하는 친밀한 정서적 유대감을 의미합니다. 애착이론에 따르면 한 개인은 생애 초기의 애착관계에 기초하여 애착대상과 자신, 관계에 대한 정신적 표상, 즉 내적작동모델을 형성합니다. 영·유아기에는 전적으로 의존하고 보호받을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부모로부터 필요한 반응을 얻을 수 없는 환경에서 시각·청각적 자극이 다양한 스마트기기에 장기간 노출되었다면 유아는 스마트기기에 애착을 느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한다면 자녀가 느낄 상실감은 극심하고, 그에 상응하는 분노와 공격성 또한 매우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자녀와의 안정적 관계를 토대로 스마트폰에 대한 자녀의 애착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구체적 방법으로 자녀가 좋아하는 스마트폰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자녀와 함께 영상을 본 후 영상의 내용을 주제로 대화하고 자녀 주도의 놀이를 하며 영상 시청 이후의 활동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또한 자녀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떼를 쓸 때는 약속 내용을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스마트폰 대신 놀이·산책 등 다른 활동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녀가 스마트폰을 계속 고집한다면 자녀에게 대안활동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을 말하고, 다른 일을 하며 자녀의 부정적 행동에는 반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일주일 중 스마트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날을 정해두고 과의존의 위험성과 대안활동의 즐거움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최두진 한국정보화진흥원 디지털문화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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