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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5.19 19:35 수정 : 2015.12.01 10:33

안드로이드 캐릭터들. ‘안드로보이’, 구글 ‘안드로이드 로봇’, 케이티 ‘안드로-1’ 캐릭터(왼쪽부터).

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불따’, 결제 없이도 유료앱 이용이 가능하다?

중학생 이아무개군은 아이폰을 써오다가 1년 전 안드로이드폰으로 바꿨다. 이유를 물어보니 “불따가 되잖아요. 제가 제일 늦게 간 거지, 친구들은 진작에 다 갈아탔거든요.” 아이폰 운영체제(iOS)는 ‘탈옥’을 해도 불안한데, 안드로이드는 그럴 염려가 전혀 없단다. 이른바 ‘불따’(불법 다운로드)가 자유자재로 된다는 게 장점이라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불따’를 하냐고 물었더니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게임이랑 앱만 대상이 아니다. 방송·영화·만화 등 인기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국내 스마트폰 운영체제 비중에서 안드로이드는 90%가 넘는다.

아이들의 앱 ‘불따’에 어떤 이유가 있는지 궁금했다. 그랬더니 미처 몰랐던 대답이 왔다. 구매 결제 없이도 유료 앱을 이용할 수 있는 게 ‘불따’의 주된 동기라고 알고 있었는데 아니었다. 10대들의 불따 동기는 좀더 복합적이었다. 돈을 들이지 않고 무한히 아이템을 구할 수 있거나, 쉽게 높은 레벨로 올라갈 수 있는 앱은 ‘불따’를 통해 가능했다. ‘결크’(결제 크랙) 앱이나 끝까지 쉽게 깰 수 있는 ‘버그판 앱’을 전문사이트를 통해서 내려받는 방식이다. 아이들은 부족한 용돈 때문에, 또는 끝까지 게임을 깨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라고 ‘불따 동기’를 설명했다.

게임을 개발한 업체들은 게임 내용 중 각 단계에 적합한 무기 등 아이템을 구입하거나 획득해 사용하도록 하고, 한 레벨씩 올라가는 데 플레이어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도록 설계했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아이들은 시간과 돈이 부족하지만, 모든 레벨을 격파하고 ‘끝판왕’이 되고 싶은 욕망은 있다. 한 계단씩 차근차근 밟아 정상을 맛보라고 어른들은 만들었지만, 조급한 아이들은 그런 설계 의도를 따르지 않는다.

아이들은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앱을 접하고 있으며 자신들만의 경로를 통해 부모들이 잘 모르는 목적으로 앱을 내려받고 있다. 어른의 눈으로 봤을 때 과정을 단축하고 어떤 목표에 손쉽게 도달하려는 아이들의 태도는 잘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길을 제대로 몰랐을 때만 돌아가지, 지름길을 알면 지름길이 대로가 되기 마련이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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