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6.02 19:44
수정 : 2015.12.0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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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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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아무리 좋은 소설이라도 명랑소설만큼 읽히지 않고, 아무리 좋은 명랑소설이라도 만화만큼 읽히지 않는다.” 조흔파 <얄개전>의 한 문장이다. 만화는 그만큼 대중적이고 매력있다. 종이에서 스크린으로 옮겨간 만화, 웹툰도 그럴까?
얼마 전 중학생들과 우리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태종무열왕 김춘추에 대해 설명을 하려고 그 할아버지인 진지왕 이야기를 꺼냈더니 아이들이 웃기 시작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요즘 인기있는 네이버 웹툰 중 <웃지 않는 개그반> 주인공 이름이 왕진지예요. 왕 이름이랑 같네요”란다. 그러더니 재미나게 보고 있는 다른 웹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아이들에게는 아무리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역사 속 주인공도 만화 속 주인공보다 우선순위가 밀리는 것이다.
웹툰에 대해 아이들은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을까?
“친구 대부분이 웹툰을 좋아해요.” “부모님은 싫어하시죠. 접속한 뒤에는 웹툰만 보지 않고 다른 것까지 하느라 시간이 걸리니까요.” “요즘 웹툰 작가가 꿈인 아이들이 많아요.” 일주일 중 가장 기다려지는 날은 좋아하는 웹툰이 올라오는 요일이란다. 요즘 아이들은 느낌을 표현할 때 글이나 말보다 그림 솜씨가 제법이다. 꽤 오랜 시간 웹툰의 세례를 받은 덕분이 아닐까?
아이들은 왜 웹툰에 빠졌을까? “우리 이야기니까요.” “고등학생 이야기가 젤 재미있어요. 가까운 미래 이야기예요.” “소설책 대신 봐요.” 포털에서 웹툰 인기순위를 보면 답이 보인다. 인기 웹툰은 학원물이거나 학생들이 주인공인 경우가 많다.
사실 예전부터 아이들은 자기들의 이야기를 대변해주는 이야기에 열광해왔다. <얄개전>이 그랬고, <호랑이 선생님>, <사랑이 꽃피는 나무>, <우리들의 천국>, <여고괴담> 그리고 <학교>와 최근 <드림하이> 시리즈가 그랬다. 부모들도 학창 시절 비슷했다. 지금은 보는 방법이 모바일과 디지털로 바뀌었을 뿐이다. 웹툰은 아이들에게 현실의 묘사 또는 그를 벗어나 이상을 꿈꾸는 통로인 셈이다. 부모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볼 웹툰이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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