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아이들은 역사 과목을 좋아할까? 그렇지 않다. 점점 싫어한다. 2006학년도 수능에서 전체 수험생의 18.1%가 한국사를 택했지만, 2013학년도에는 7.1%가 선택했다. 높은 점수를 받기에 불리하다는 점도 작용했지만, 역사 과목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만 그런 것은 아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가장 멍청한 세대>의 저자인 마크 바우어라인 에머리대 교수에 따르면 미국 대학 졸업반 학생 중 98%가 대중가수 스눕 독을 알지만, 22%만이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문을 알 정도다. 하버드대학의 하워드 가드너 교수도 “현재의 역사 공부는 세계사를 이해하고 역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키우는 대신에 명단·이름·날짜로만 채워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사실 중심의 역사 공부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고리타분하고 낡아버린 정보로 여겨지는 역사 과목이지만, 많은 아이들이 의외로 ‘역사 이야기’는 좋아한다.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 <명량>이나 드라마 <정도전>, 세계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즐겨 읽거나 봤다는 것이 한 증거다. 맥락과 배경을 모른 채 무작정 외워야 하는 낡은 역사 교과목을 싫어할 따름이지, 수많은 사연과 극적인 이야기들을 품고 있는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지 않을 아이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디지털을 활용해 이야기를 덧붙여 역사에 흥미를 느끼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구석구석 역사 현장이 아닌 곳이 없다. 그럴 때 ‘스마트투어가이드’라는 앱이 유용하다. 필자도 자녀와 여행을 갈 때 종종 사용한다. 동영상과 해설을 통해 여행지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갖춘 뒤 유적지를 방문하면 아이가 보이는 관심의 정도가 달라진다. 신라, 백제, 가야 등의 역사 여행을 담고 있어서 내용이 알차다. 역사는 원인과 결과로 얽혀 있다.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이를 책을 통해 접할 때는 딱딱하지만, 앱을 통해 이야기로 들으면 흐름이 보인다. 그런 점에서 ‘타임라인-한국사’ 앱은 출시 뒤 수년간 다듬어져온 노하우가 돋보인다. 다양한 사진이 제공되어 이해를 돕는다. 외국 앱 중에는 어린이를 위한 시리즈(Quelle Histoire)가 괜찮다. 부처, 모차르트, 나폴레옹 등 역사 속 인물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접할 수 있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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