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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4.20 20:14 수정 : 2015.12.01 09:19

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학생들 사이에서 ‘관종’이라는 유행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 이른바 ‘관심종자’의 준말로,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짓궂은 장난을 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데, 최근 학생들은 그 이유로 관심을 끌고 싶어서라고 말하거나 설명한다. 심지어 시험시간에 옆자리를 가리는 가림칸에도 ‘관심상점’이라고 써놓고 교사와 친구들의 관심을 끌려고 애쓰는 경우도 있다. 학생들은 ‘관종’이 많게는 한 반에 5~6명 정도 된다고 말한다. 이 학생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인터넷상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한다는 점이다. 왜 이런 노력을 할까?

사진 Pixabay 제공

요즘 인터넷은 자기 과시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저마다의 필요와 관심에 따라 자료를 검색하거나 관련 콘텐츠를 즐기는 게 주된 용도였는데, 여기에서 진화한 것이다. 사이버상에서 관계를 맺는 주된 목적도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경우가 많다. 초창기의 야후에서 오늘날의 구글에 이르기까지 이제까지의 인터넷은 검색이 주된 동력이었다.

지금 젊은층으로부터 각광받고 있는 서비스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다. 자기표현을 위한 인터넷이다. 초등학생도 멋진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올려 단기간에 1천명도 넘는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곤 한다. 그 과정에서 단기간이지만 자신의 영향력이 극대화되는 경험을 한다. 스스로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느끼게 된다. 그런데 실생활로 돌아오면 무력하다. 어지간해선 주목받기 어렵고 영향력도 없다. 그러다 보니 과감한 장난을 한다. 이런 아이들이 소위 ‘관종’이 된다. 정신의학자 융의 표현을 빌리자면 디지털 활동으로 인한 자아 팽창(ego-inflation)이 현실에서 한번 더 부풀려지는 것이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문제는 관심을 끄는 방법이다. 스스로 무언가를 성취하는 길을 택하지 않는다. 더 쉽고 파괴력 있는 수단을 선택한다. 그래서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장난을 치기도 한다. 왜곡된 디지털 활동을 통해 자기에 대해 열등감을 느끼고 허풍을 떠는 모습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디지털과 현실이 별개일 수 없다. 자기의 역할을 묵묵히 완수해야 아름다운 것이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이렇게 말한다. “아름다운 것은 관심을 끌고 싶어하지 않는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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