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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8.24 19:35 수정 : 2015.12.01 09:12

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부모의 어린 시절을 기억해 보자. 피곤한 적이 있었나? 소풍·운동회 등 행사로 인해 하루 종일 놀아서 지친 정도였다. 즐거운 추억의 한 부분이다. 오늘날 아이의 생활은 피곤하고 힘들다. 왜 그럴까? 한병철 교수가 <피로사회>에서 언급한 대로 규율사회에서 성과사회로 전환되면서 ‘너는 스스로를 뛰어넘을 수 있어’라는 요구가 아이에게도 강조되기 때문이다. 특히 두 가지 이유로 인해 아이의 피로감은 커지고 있다.

첫째, 경쟁의 강도가 올라가고 있다. 이 경우 속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을 친구나 뛰어놀 곳이 필요하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비슷한 역할을 기대하며 스마트폰에 손이 갈 수밖에 없다. 엄마가 지병으로 돌아가서 상주가 된 고등학생이 스마트폰에 고개를 푹 파묻고 있어 문상객들이 혀를 차고 나왔다는 지인의 말이 한편으로 이해됐던 이유다. 목적도 없이, 경쟁의 트랙에 올라 서 있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절친’인 셈이다.

둘째, 미래 선택의 폭이 좁다. 명확한 해법을 알려주는 경우도 드물다. 독일 같은 선진국은 전공에 대한 5년 앞선 미래 수요 예측을 해주고 있다. 공공기관의 한 임원은 독일 유학에서 가장 놀란 경험이 “전공 공부 중에 국가의 미래 제시를 보고 진로를 바꾸는 동료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우리 사회의 낡은 미신과 구호에 아이들은 지친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미래에는 치열한 경쟁의 승자라고 해도 디지털로 인한 변화가 워낙 광범해 안심하기 어렵다. 경쟁력이라는 관점 말고 영향력이 중요해진다. 개인의 소셜미디어를 분석해 영향력을 0점부터 100점까지 숫자로 평가해주는 클라우트(Klout)라는 서비스가 있을 정도다.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자신의 특기를 살려 개인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영역을 로봇과 경쟁해야 할 환경에서 한 방향으로 쏠린 경쟁은 무의미해지고 있다. 미래 선택을 위해 세상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세밀히 관찰하는 게 우선이다. 구글 트렌드(www.google.com/trends)도 좋은 도구다. 검색어별로 시간·지역별 분석이 가능하고 비교가 쉽기 때문이다. 맹목적 경쟁에 노출된 아이들의 미래를 함께 살펴야 아이들이 무의미해질 경쟁의 피해자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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