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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4.24 20:20 수정 : 2016.04.24 20:35

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스마트폰에 대한 부모와 아이의 생각은 간극이 크다. 부모는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을 ‘혹시 중독?’이라는 시선으로 접근하지만, 아이는 못마땅하다. 아이 눈에는 오히려 부모가 중독자일 수 있다. 컴퓨터 전원을 켜는 것도 귀찮아 앉은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나보다 엄마, 아빠가 더 많이 쓴다고 항의라도 하면 네가 쓰는 것과 달리 엄마·아빠는 꼭 필요해서 쓰는 거라고 납득할 수 없는 핑계를 댄다. 아이들에게 정해진 시간에만 스마트폰을 쓰라고 말하다가도, 부모 자신이 필요할 때는 일관성 없이 쉽게 허용한다.

디지털 사용을 중독 관점에서 접근해서는 부모와 아이 사이의 갈등을 푸는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 스마트폰 사용은 필수적인 생활이자 문화가 됐다. 인터넷과 디지털, 스마트폰 없이 일상적인 인간관계, 일, 과제 등 어느 것도 원활하지 않다. 이를 고려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이기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거나 스마트폰이 예의 없는 아이들을 만든다며 인성 타령만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일방적인 처방일 수 있다.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스마트폰은 너무나 버겁고 매혹적인 존재다. 또한 디지털 사용을 중독이나 일탈 문제로 접근하는 한 인성교육은 아이들에겐 결론이 빤한 고루하고 따분한 잔소리일 뿐이다. 스마트폰에 대한 걱정과 설교는 집과 학교, 미디어에서 지겹도록 넘쳐나기 때문이다.

윤명희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선임연구원
디지털 세대인 자녀를 중독자로 바라보고 어설프게 가르치려는 부모의 태도나 행동은 관계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하며 설교를 늘어놓는 기성세대는 아이들의 눈에는 ‘잘알못’으로 보인다. ‘잘알못’은 정보나 지식의 부족이 아니라, 상황과 맥락을 제대로 모르면서 편견이나 단견으로 일방적 주장을 펴는 것을 비판한다. 부모는 어른으로서 아이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르치려 하기 전에 가르침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가르침이라는 명목으로 시대와 가치의 변화를 인정하지 않은 채 아이들의 문화와 행동에 시비를 걸고 순종을 강요하는 태도가 은연중에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윤명희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선임연구원 hlude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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