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1.14 16:51
수정 : 2016.11.14 20:01
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올해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등이 대중의 머릿속에 안착한 해다. 물론 <와이어드> 창간자 케빈 켈리는 인공지능의 영향력에 대해 대단한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지난 60여년간 저 코너만 돌면 바로 나올 거라고 이야기해왔기 때문에 부정적인 시선도 당연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부정적인 의견도 만만찮다.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노엄 촘스키는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규칙성을 끄집어내기 위해 통계학적 기술을 지나치게 사용하기 때문에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통찰력을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지만, 아이들은 이미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중학생 정도면 직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데 인공지능을 염두에 둔 경우가 흔하다.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많은 학생들이 결국 사람의 일을 기계가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어떤 점에서 인공지능을 높이 평가하는지 물어보았다. 돌아온 답은 “인간이 직원이라면 저질렀을 실수나 부정을 인공지능은 (설계가 잘못되지 않은 이상) 저지르지 않을 것’이어서였다. 심심찮게 벌어지는 기업의 개인정보 침해 문제도 오히려 인공지능이 관리하면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인간에 대한 믿음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아이들의 전망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기계는 실수나 기한 어김 없이 정확한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아이비엠의 인공지능 왓슨은 마케팅 업무도 능수능란하게 처리한다. 지난 5월 아이비엠 앰플리파이 2016 행사에서 스포츠용품 기업의 소셜마케팅 담당자가 왓슨과 업무를 준비하면서 고객 분석을 정교하게 해내고 적당한 마케팅 수단을 찾는 모습을 보면 유능한 직원 여럿보다 왓슨이 낫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완벽히 업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의 등장은 윤리 문제를 다양하게 만들어낼 것이다. 인간의 성취감을 위해 능력이 인공지능보다 떨어짐에도 일을 주어야 하느냐의 문제부터, 현장에 투입되는 인공지능을 설계할 때 윤리적 사고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갖추도록 하느냐의 주제까지 소위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준비도 중요하다. 아이들이 인공지능에 대해 고민하는 이상으로 사회가 성찰하고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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