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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는 공부에 방해물? |
몇 년 전 테드 창의 공상과학소설(SF)을 한 학생에게 추천했다. 그 학생은 올해에 그 책을 읽었다고 알려왔다. 공상과학소설에 대한 부모의 부정적 시선 때문이었다. 그나마 테드 창 원작의 영화 <컨택트>가 개봉되어 기회를 가졌다고 했다. 이 정도로 공상과학 장르는 우리에게 저평가되었다. 오랜 기간 뚱딴지 같은 소리로 간주돼왔다. 그러나 에스에프는 과학적 지식을 문학적 상상력에 녹여내는 훌륭한 장르다. 일반적 상상을 뛰어넘는 일이 에스에프에선 흔하다. 저명 국제정치경제학자 로버트 길핀 교수가 수업 교재로 공상과학소설을 사용했던 이유다.
이제라도 공상과학소설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있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가 에스에프 속 내용처럼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첨단 기술이 보편화하고 상상 이상의 기술이 ‘드디어’ 구현되는 중이다. 공상과학소설이나 영화가 조금 더 진지하게 소비될 필요가 있다. 그 속에서 과학기술이 실생활에 응용된 모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게 된다. 미래를 시각화하여 고스란히 머리에 담을 수도 있다. 세상의 변화를 내다보게 되며 직업의 미래에 대한 답도 구하게 된다. 특히 아이들은 자신이 주역이 될 세상을 구체적으로 꿈꾸게 된다. 에스에프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이해가 쉽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2050년 세상이 등장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를 위해 공학자와 미래학자를 모아 생각을 나누었다. 이때 나온 의견 중 영화로 반영된 것이 “온몸과 모든 감각을 써서 기계와 의사소통한다”는 시나리오였다.(케빈 켈리의 <인에비터블>) 미래와 과학 분야의 석학과 전문가들이 도출해낸 결과물이므로 에스에프의 교육적 효과는 확실한 셈이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도 “과학에 대한 내 관심에 불을 붙인 것은 에스에프였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스페이스엑스(X)’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21세기 말에 화성에 100만명을 이주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아이들의 미래를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부모가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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