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7.10.09 17:10 수정 : 2017.10.09 21:41

프로그래머들이 믿는 신이 있다. 바로 ‘구글신’이다. 개발을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구글 검색을 통해 어지간한 답은 다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책을 찾아보거나 주위 동료에게 물어봤지만, 지금은 구글이 해결해준다. 아이들도 비슷하다. 웬만한 지식은 ‘유선생’이 가르쳐준다. 구글이 서비스하는 유튜브 말이다. 텍스트나 인쇄 매체를 통한 학습보다 활발히 활용된다. 기존 교과목의 학습은 물론이고 게임 방법도 배운다. 성에 대해 눈을 뜨는 것도 요즘은 유선생이 첫 지도교사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자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기주도학습으로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혼자 힘만으로 학습이 가능하다는 장점 속에 중요한 문제점이 숨어 있다. 이런 학습이 어째서 문제가 될까?

외톨이 학습은 우선 통제가 어렵다. A를 찾다가 엉뚱한 Z에 빠지곤 한다. 특히 발전이 더디다. 여럿이 함께 해야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진화해 나갈 수 있다. 이것은 우리의 유전자 속에도 깊이 새겨져 있다. 인재 관리에 능한 기업일수록 직원들끼리 자주 부딪혀야 일이 발전된다는 것을 잘 안다. 구글이 대표적이다. 책 <호모사피엔스와 과학적 사고의 역사>(레너드 믈로디노프 지음)에는 구글 내부의 카페테리아에 길고 좁은 탁자를 놓은 이유가 나온다. 사람들이 함께 앉도록 유도한 것이다. 주문한 음식도 일부러 3~4분 걸려 받을 수 있게 했다. 너무 더뎌서 짜증내지 않을 정도의 시간에 우연히 마주친 직원들끼리 충분한 대화를 나눈다. 구글조차 사람들 간 부대낌에서 답을 찾는다. 구글이나 유튜브는 연결성이 뛰어난 플랫폼이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도구들이다.

빅데이터 세상이라 지혜와 지식도 그 속에 있다고 믿곤 한다. 구글신과 유선생을 사람들이 찾는 이유다. 실제론 사람들 속에 있다. 연결과 만남을 통해서 지혜는 쌓이고 지식은 구축된다. 아이들에게도 누군가와 함께 찾아가는 배움의 기쁨이나 지식에 대한 갈망을 느끼게 해줄 필요가 있다. 혼자 하는 게 쉬워서, 누군가 어울리는 게 불편해서라면 더욱 그렇다. 이런 방법이 궁극적으로는 효율적이다. 이 과정을 거친다면, 단순한 배움을 넘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하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