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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3.19 14:22 수정 : 2018.03.20 13:45

언플러그드 활동,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 피지컬 컴퓨팅, 코딩 로봇, 블록 언어, 스크래치, 엔트리, 파이선, 자바, C, 알고리즘…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학부모가 풀어야 할 암호들이다.

‘코딩’ 공교육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중학생은 올해부터 연간 34시간, 초등학생은 내년부터 5, 6학년 대상으로 17시간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부모 세대에겐 전문영역이던 기술이 갑자기 보편교육이 된 것이다.

학교는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까. 현재 전국 중학교는 3224개, 정보·컴퓨터 교사 자격증을 가진 중등 교사는 3072명이라고 한다. 학교당 컴퓨터는 30대 내외이고 절반 이상은 5년 넘은 것이다. 초등학교는 학급 담임 교사가 연수를 통해 배운 뒤 코딩 교육을 할 방침이다. 교육이 잘 진행될 것이라는 교육부 관계자의 말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

학교의 준비 부족과 학부모의 공포를 학원과 교구 업체들이 놓칠 리가 없다. ‘코딩 하면 천국, 코딩 모르면 지옥’ 같은 자극적이고 위협적인 문구와 컴퓨테이셔널 싱킹, 창의적 사고 같은 검증되지 않은 유혹의 언어에,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또 하나의 사교육으로 내몬다. 아이들은 낯선 명령문과 복잡한 문법을 외우고, 재미없는 게임을 만들면서 힘들어한다.

프로그래밍은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 시대의 소프트웨어 교육은 기술을 이해하고, 인류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언어를 익히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사고방식을 배우고, 그것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가치관을 기르는 것이 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코딩 교육이라는 유령의 실체는 학부모들의 디지털 기술에 대한 무지와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다. 기성세대의 조급증과 무지가 또 다른 영어 교육의 비극을 재생산하고 있다. 코딩 교육이라는 공포의 대열을 잠시 멈추게 해야 한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함께 소프트웨어 교육의 목표와 내용을 다시 살펴보고 열악한 교육환경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은 ‘속도’보다 ‘방향’을 더 중요히 여겨야 한다.

이재포 협동조합 소요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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