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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1.14 15:44 수정 : 2017.11.14 17:12

정치BAR_송경화의 올망졸망
안 대표 ‘간판’으로 창당했지만 태생부터 이질감
바른정당 통합 문제 두고 당내 논란 ‘폭발’
송기석·최명길·김관영 등 초·재선, 수도권 중심 적극지원
박지원·천정배·정동영 등 호남 중진, ‘정체성’ 강조

박지원 의원(맨 오른쪽)과 박주선 의원(오른쪽 끝에서 두번째), 이용호 의원(맨 왼쪽)과 김동철 의원(왼쪽 끝에서 두번째)이 지난 6월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각기 이야기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국민의당 40명은 왜 만날 싸워?”, “40명 중 안철수 대표 영향력이 미치는 사람은 몇명이예요?”

여기저기서 하도 물어봐 정리해본다. “지난해 2월 국민의당은 안철수를 간판으로 문을 열었지만 주요 구성원은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등 호남 의원들이어서 이질감을 안고 시작…”의 배경 설명은 다 아실 것 같으니 생략. 시점에 따라 분류가 달라져왔고, 앞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첨언.

안철수계

그래픽_김지야(※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원조 안철수계 : 송기석, 손금주, 이태규, 오세정, 신용현, 채이배

창당 뒤 국민의당이 겪어온 크고 작은 노선 갈등에서 대체로 안철수 대표와 뜻을 같이 해왔다. 안 대표가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기 하루 전인 지난 8월2일 의견을 듣겠다며 불렀던 초·재선 8인회와 멤버가 많이 겹친다. 신용현 의원을 비롯해 5명은 당시 당대표 출마를 반대했다. 하지만 안 대표가 ‘결단’을 내린 뒤에는 그의 결정을 지지하기로 했다. 이들 중 다수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인준때 반대 의견이었다. 2012년 진심캠프 출신의 원년 멤버지만 지난해 ‘총선비 리베이트’ 사건으로 안 대표와 멀어졌던 비례대표 이태규 의원은 안 대표의 당대표 출마를 계기로 다시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이 의원은 2007년 이명박 후보 경선 캠프 기획단장과 이명박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했다. 중도·보수 성향이다. 판사 출신의 송기석, 손금주 의원은 호남 지역구 의원이지만 호남 중진들보다는 안 대표와 행동을 같이 해왔다. 이들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찬성이다. “경험없는 초선들 얘기만 듣고 정치한다”고 호남 중진들이 안 대표를 비판할 때 그 대상이 되는 의원들이다.

◎ 김종인계 신흥주자 : 이언주, 최명길

지난 대선때 ‘늦깍기’로 국민의당이 합류했다. 둘다 수도권이다. 중도(또는 보수)를 국민의당의 노선으로 강조하던 이언주 의원은 급식 노동자 관련 부적절한 발언 등 몇 차례 논란을 일으킨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민주당에 남아있었다면 굉장히 오른쪽에 분류됐을 것이란 게 민주당 안팎의 평가다. 그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적극적이다.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과 함께 두 당의 연계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국민통합포럼’이다. 최명길 의원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매우’ 적극적이다. 호남 의원들과는 ‘매우’ 거리감이 있다. 최근 안 대표의 독일·이스라엘 방문에 동행하는 등 ‘신흥’ 측근으로 당 안에서 주목받고 있다.

◎ 김한길계 젊은 피 : 김관영

전북의 국민의당 7명의 의원 중 군산의 김관영 의원(재선)은 다른 이들과 온도차가 있다고 여겨진다. 전북의 좌장 격인 정동영 의원의 영향이 덜 미친다는 측면에서다. 47살로 지역구 의원 중엔 젊은 축에 속한다. 안철수 대표 당선 뒤 사무총장을 맡으며 현재 지방선거 전 ‘안철수발’ 당 체제 정비를 주도하고 있다.

◎ 그래도 원년 멤버 : 김성식, 박선숙

창당 당시 안철수의 확고한 조력자였던 두 사람은 각각 대선과 리베이트 사건 등을 겪으며 전보다 거리감이 생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른정당 의원들과의 친목이 두터운 김 의원은 대선때 양당 소통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안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하기 전날 만나 출마를 극구 말렸다고 한다. 언제든 안 대표를 도울 신뢰 관계가 두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형성돼 있다는 게 당내 평가다.

이밖에 원내수석부대표 권은희 의원, 사무총장을 지낸 변호사 출신 비례대표 김삼화 의원도 대체로 안철수 계열로 분류된다.

지난 9월21일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 의원이 함께 메모를 보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반안철수계

그래픽_김지야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호남, 호남, 또 호남 :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조배숙, 장병완, 유성엽, 최경환, 김종회, 김광수, 박준영

국민의당에서 ‘호남 중진’은 ‘안철수계’의 대항 용어로 흔히 쓰인다.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의원은 ‘호남 중진’ 중 리더급이다. 정·천 의원은 지난 8·27 전당대회에서 안 대표와 겨뤘다. 여전히 견제의 자리에 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정체성 문제를 이유로 들어 거세게 반대한다. 박지원 의원은 20대 국회 출범 초기에는 안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평가됐다. 요즘에는 소원해진 모양새다. 일단 안 대표가 전과 달리 “별로 전화를 하지 않는다”(박지원)고 한다. 안 대표가 당 대표에 출마한다고 할 때 박 의원은 “햇볕정책을 지켜야 하고, 바른정당과는 안 된다”고 조언했으나, 요즘 안 대표의 행보는 이와 다르게 가고 있다. 안 대표 일부 측근들은 대선때 ‘박지원 상왕론’이 영남 표심 확장에 걸림돌이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동영, 조배숙, 유성엽, 김광수, 김종회 의원 등 전북 의원 다수는 안 대표에 날을 많이 세운다. 전북 7명 중 김관영, 이용호 의원을 빼곤 대부분인 듯 하다. 3선 유성엽 의원은 요즘 특히 적극적이다. 정체성 고민 없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를 던지고, 문재인발 적폐청산에는 소극적이며, 지역위원장 총사퇴 및 중앙당에서 시도당으로의 사무처장 파견 등으로 당을 독단적으로 운영하려 한다며, 안 대표의 요즘 거의 모든 행동에 반발중이다.

민주당 시절에 이어 당 내부 ‘저격’을 서슴지 않았던 전남의 재선 황주홍 의원도 안 대표의 당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등 각을 세웠다. 하지만 박지원 의원이 당대표였던 시절에 비해서는 현재 내부 저격이 ‘덜하다’는 평가다. 광주의 3선 장병완 의원은 안 대표가 당대표에 출마하겠다고 하자 만나 “정치인으로서 탤런트(재능)는 안철수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 같다”고 독설을 날렸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이다.

호남 중진과 관련해 주목할 점은 안보, 경제 등 주요 이슈에서 일부 의원들은 중도 성향의 안 대표와 의견을 같이 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예컨대 장병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대선때 반대했던 규제프리존법에 안 대표처럼 적극 찬성이다. 김동철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안에 반대한다. 이들 민주당 출신 국민의당 의원들과 현재 민주당 사이에는 적잖은 거리감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출신인 광주 초선 최경환 의원은 당 대선 후보 경선때 일찌감치 ‘안철수’를 선택하며 친안 의원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대선 전, 안 대표와 일주일에 한번 만나 소통하던 초선 8인에도 포함돼 있었다. 대선때 후보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그러나 대선 과정을 거치며 거리감이 생긴 듯 하다. 안 대표가 당대표 출마 선언 하루 전인 지난 8월2일 소집한 ‘8인회’에서 그는 빠졌다. 최 의원은 당시 “연락조차 못 받았다”고 했다. 그는 출마에 반대 의견이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도 반대다.

◎ 비례 중에도 : 이상돈, 박주현, 장정숙

중도·보수 성향의 비례대표 이상돈 의원은 한 때 대표적 ‘친안’ 의원으로 불렸다. 하지만 대선때부터 실망감을 감추지 않더니 현재는 ‘반안’의 선두에 서있다. 두 사람은 이미 루비콘강을 건넌 듯 하다. “학을 뗐다”, “정떨어졌다”는 말을 이 의원은 서슴지 않는다. 이 의원은 안 대표가 따로 만나자고 해도 “안 만날 것이다”라고 한다. 창당 초기 햇볕정책에 대한 찬반을 두고 정동영 의원과 각을 세우기도 했으나 현재는 ‘반안’의 길을 함께 가고 있다. 이 의원은 환경노동위 출장으로 오는 16일까지 호주·뉴질랜드를 방문중이다. 그의 빈자리를 최근 비례대표 박주현 의원이 메우고 있다. 천정배 계열로 손꼽히는 박 의원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거세게 반대하며 “분당”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박 의원은 “창당 이후 안 대표와 개인적으로 만나 대화를 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한다. 비례대표 장정숙 의원도 천정배계다.

〈그리고…〉

이밖에 호남 중진 가운데 전술핵 재배치에 찬성하는 등 중도·보수 성향으로 꼽히는 김동철 원내대표, 안 대표에게 우호적이면서도 국회 부의장으로 균형감을 유지하려 하는 박주선 의원, 김한길계 4선 주승용 의원 등이 있다. 비례대표 초선 가운데 최도자 의원은 여수 출신으로 주 의원과 ‘특수관계’다. 호남 초선 가운데 이용주 의원은 손금주·송기석 의원과 함께 ‘친안 호남 초선 3인방’으로 꼽혀왔으나, 바른정당과의 통합에는 반대하며 최근 노선을 달리하고 있다. 현재 당 정책위 의장을 맡고 있는 이용호 의원은 당내에선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큰 틀에서 비례대표, 수도권 중심의 친안계와 호남 중진 중심의 반안계로 나뉘지만, 안 대표를 ‘극혐’하는 비례대표도 있고, 보수 성향의 호남 중진도 있어 생각보다 화살표 배치가 복잡하다. 안 대표와 가까웠지만 대선 뒤 멀어진 호남 의원도 있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이견으로 새롭게 선이 그어진 이도 있다. 각자 안철수,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등의 자장 사이에서 개별 사안과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좋게 표현하자면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반대로 말하자면 “정체성이 혼란”스러운 상태다. 국민의당은 21일 당의 진로를 논의하기 위한 끝장토론을 하기로 했다. 바른정당이 반으로 쪼개지고 유승민 의원이 당대표로 공히 선출되면서 상황은 한층 복잡해졌다. 21일 국민의당은 당의 진로에 결론을 낼 수 있을까?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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