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9.11 20:05
수정 : 2016.06.2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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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고영일 고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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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다큐
“이추룩 변헌 거 보염수과”(이토록 변한 거 보이십니까?)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의 폭낭거리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팽나무가 있습니다. 제주 향토 사진가 고영일씨(작고)가 촬영한 왼쪽 사진의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1960~70년대의 제주 특유의 초집과 돌담이 어우러진 이 마을 폭낭이 아이들에게 어떤 곳이었는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40여년이 지난 2012년 고영일씨의 아들인 사진가 고경대(57)씨가 폭낭을 찾아 사진에 담았습니다.(오른쪽) 폭낭은 이 마을이 생기기 전부터 이곳에서 자리를 지켰는데, 무려 1000년의 역사가 있다고 합니다. 제주의 풍파와 역사를 모두 겪었을 이 나무 할아방은 지금 시멘트를 발라놓고 ‘보호’하는 사람들에게 뭐라 말씀하실까요? 그리고 그 시절 나무에 기대어 놀았던 아이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이 사진은 ‘고영일 사진 따라 하기’ 프로젝트로 사진가 고경대씨가 아버지인 고영일씨가 남긴 1960~70년대 제주 사진에 나오는 그 장소를 찾아가, “왜 이곳을? 왜 이렇게 찍었을까?” 묻고 그 자리에서 현재를 기록하는 작업의 하나입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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