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4.12 15:58
수정 : 2017.04.12 20:06
김양중 종합병원
국내 환자 수 최근 5년 사이 10% 늘어
여성은 주로 폐경 뒤 60대부터 많고
남성은 젊은 40~50대 점유율 높아
“노화 때문에 오는 질환이라는 생각은 금물”
규칙적인 운동·금연·금주· 싱겁게 먹기 실천해야
심장이 제대로 혈액을 짜내지 못해 호흡곤란, 만성피로 등이 나타나는 심부전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5년 사이 환자 수가 10%가량 늘었으며, 특히 60대 이상에서 환자가 많다. 적지 않은 사람이 이 질환을 노화 과정으로 여기나, 전문의들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이나 금연, 금주 등으로 심장을 튼튼하게 만든다면 나이가 들더라도 이 질환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건강한 생활습관과 함께 평소 당뇨나 고혈압 등 심장 건강을 해치는 생활습관병을 철저히 관리해야 이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40~50대에서는 남성이, 60대부터는 여성이 많아 2011~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보면, 심부전증이 있어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15년 전체 환자 수는 12만1천명으로 2011년 11만명에 견줘 1만1천명이 증가했다. 성별 진료인원은 2015년 기준 남성이 7만3천명으로 여성 4만8천명에 견줘 1.52배가량이다. 나이대별로 보면 남녀 모두 60대부터 환자 수가 크게 늘어나지만, 상대적으로 남성은 40~50대 환자가 많고, 여성은 40~50대에서는 남성보다 환자 수가 적다가 60대 이상에서 가파르게 증가한다. 남성의 경우 흡연, 비만, 고혈압, 당뇨 등 심장 건강을 해치는 위험 요인에 더 일찍 노출되기 때문에 여성보다 일찍 심부전증이 나타나고, 여성은 50살 안팎에 나타나는 폐경 등으로 60대부터 심장질환이 많아지기 때문에 심부전증도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 돌연사, 호흡곤란 등으로 악화되기도 심부전증은 고혈압, 당뇨 등 심장 건강을 해치는 질환이나 흡연, 과도한 음주 등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생기는 증상이다. 피를 짜내어 온몸으로 보내는 심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에, 증상으로는 혈액이 다리에 머물러 다리가 붓거나 심한 피로감을 호소한다. 폐에 물이 차 기침 등이 나타나며, 몸무게가 늘어날 수 있다. 환자에 따라서는 배에 물이 차는 복수가 생기기도 하고, 밤에 소변을 자주 보거나 불면증에 시달릴 수 있다. 이 때문에 65살 이상 인구에서 가장 흔한 입원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조사 결과도 있으며, 심부전증이 생긴 환자 5명 가운데 1명은 1년 안에 사망한다는 연구도 발표됐다. 이런 심부전증은 생활습관 조절이나 약물 치료 등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최근에는 심부전증으로 심장의 부담을 줄이고 심장 근육의 회복을 촉진하는 약도 나와 있어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 치료가 효과가 없을 경우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 수술이나 심장이식 수술을 하기도 하나, 일반적인 경우에 시행하지는 않는다.
■ 예방 전세계적으로 심부전증을 앓는 환자 수는 계속 늘고 있다. 40살 이상 인구 5명 가운데 1명가량이 일생 동안 심부전증을 앓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편 심부전증을 앓는 환자 3명 가운데 1명꼴로 심부전증을 정상적인 노화로 여긴다는 조사 결과도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생활습관 조절로 얼마든지 심부전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부전증은 다른 질환과 달리 치료나 예방에 있어 의사보다 환자 의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진행을 느리게 할 수 있다. 우선 혈관을 좁게 만들어 심장이 더 많은 힘을 들여 펌프질을 하도록 만드는 담배는 피우지 않아야 한다. 물론 과음도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음식 중에 주의해야 할 것은 짜게 먹는 것과 카페인이 든 음료다. 운동은 다리나 팔 같은 곳의 근육은 물론 심장 근육과 혈관의 탄력성에도 도움이 되므로 빠르게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한번에 30분 이상, 일주일에 3번 이상은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 생활습관병 관리가 필요한데, 이들 질환은 합병증을 불러와 심장을 비롯해 혈관 건강을 망치기 때문이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오성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최재혁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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