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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5.01 21:09 수정 : 2017.05.02 09:36

김종천 고려인 강제이주 80년 국민위원회 사무국장

[밥&법] ‘동포 아닌 외국인’ 고려인 4세의 눈물
[기고] 김종천 ‘고려인 강제이주 80년 국민위원회’ 사무국장
강인한 생명력으로 살아남았지만
한국선 차별…국가책임 통감해야

김종천 고려인 강제이주 80년 국민위원회 사무국장

나는 2017년 2월부터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땟골과 상록구 사동, 대학동에서 날마다 ‘고려인’ 이야기를 듣고 있다. 9살짜리 초등학생부터 73살 정금철씨까지, 그들은 이야기를 청하면 주저 없이 얘기를 시작한다. 나는 이곳 고려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내가 알고 있는 역사를 내려놓아야만 했다.

일제 침략이 시작되던 19세기 말 연해주(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많은 조선 사람들이 사연을 안고 모여든다. 그들은 그곳에서 조선인 학교를 세우고 조선 군사학교도 건립한다. 청산리 전투를 비롯해 숱한 전투를 통해 조국 해방의 길을 만들어 간다.

하지만, 1920년 일본군이 연해주에 거주하는 조선인들을 집단 학살한 ‘4월 참변’ 등을 겪으면서 수난이 시작된다. 연해주 독립군은 괴멸됐고, 처참하게 살육됐다. 여기에 조선인들은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 스탈린에 의해 6000㎞가 넘게 떨어진 곳인 중앙아시아로 유폐되고 만다. 1937년의 일이다.

할머니를 따라 강제 이주의 참상을 겪은 정금철씨는 “이주 과정에서 주로 노인과 아이들은 기차에서 죽었다. 공포는 시체를 기차 밖으로 던지게 하는 것이었다. 그 길을 후에 우리는 ‘뼛가루가 날리는 하얀 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황무지 중의 황무지인 중앙아시아에 유폐된 조선인들은 그래도 땅을 일궈 농사를 지었다. 하지만, 곡식을 익힐 만한 땅이 되면 여지없이 또 다른 황무지로 쫓겨났다. 그래도 그들은 강인한 생명력으로 살았고, 또 살아남았다. 이들이 바로 ‘고려인’이다. 근면하고 성실했던 고려인들은 소련 정부로부터 노력상과 영웅상을 숱하게 많이 받았다. 명석한 두뇌로 학식을 쌓은 이도 많아 낯선 땅에서 어렵사리 정착하기도 했다.

그러나 1991년 소련의 붕괴는 이들의 삶을 또다시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그저 소련에서 ‘카레예츠’ 혹은 ‘카레이스키’라고 불리며 살던 이들 고려인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으로 새로운 삶과 노동시장을 찾아 또다시 원치 않는 유랑을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1937년 9월 연해주에서 3일치 음식만 갖고 머나먼 황무지로 유폐됐던 조선인들. 80년을 돌고 돌아 이제 고려인이라고 불리며 한국에 임시 거주하고 있다. 한국 내 고려인은 무려 4만여명에 이른다. 중앙아시아 현지 동포들은 고국을 잊지 않기 위해 자신을 스스로 “고려 사람(Koryo-saram)”이라고 부르지만, 정작 그들의 고국에서는 여전히 한국말을 못하는 그저 이방인으로만 취급받고 있다.

한국에서 고려인들을 만날 때마다 내가 알고 있는 역사는 물론 상식도 대단한 혼란을 겪고야 만다. 이제 우리는 고려인 80년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국가의 책임도 통감해야만 한다. 그들에게 ‘동포’란 이름을 달아 부르기 위해선 말이다.

김종천/고려인 강제이주 80년 국민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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