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8.10 18:10
수정 : 2016.08.10 20:34
한국 수영 전원 결선 문턱 못 넘어
박태환 100·200·400m 예선 탈락
1500m는 아예 출전 포기
여자 안세현·김서영 올림픽 첫 출전해 준결승 진출
기대 못미친 박태환 “2020 도쿄올림픽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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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이 10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 수영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수영 자유형 남자 100m 예선에 출전한 뒤 아쉬운 표정으로 라커룸으로 향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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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 참 힘들다.
한국 수영이 2016 리우올림픽에서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팔 하나, 둘 정도 차이로 터치패드를 찍어 세계 톱 수준의 선수와 거의 대등하다고 생각하지만, 100분의 1초 단위로 측정되는 기록을 보면 차이가 크다. 10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남녀 경영에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른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역대 올림픽 결선 진출자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개인혼영 여자 200m에서 7위를 차지한 남유선(31·광주시체육회)과 2008 베이징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은메달을 챙긴 박태환(27) 등 딱 두 명이다. 1964년 도쿄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한국 수영의 국제경쟁력을 대변한다.
도핑 파문으로 훈련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박태환은 10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수영 경기장에서 열린 자유형 남자 100m에서 예선 탈락했다. 국내 대회에서도 나오는 49초24의 기록으로 예선 32위에 머물렀다. 앞서 자유형 200m(29위)와 400m(10위)에서도 8위 안에 들지 못해 결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박태환은 13일 예정된 자유형 1500m는 아예 출전을 포기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어렵게 출전한 올림픽에서 포기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지만 준비 안 된 상태로 레이스를 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드려도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수영 평영 남자 200m에 출전한 최규웅(26·상무)도 결선 진출에 실패했고, 원영준(18·전남수영연맹)은 11일 배영 남자 100m에 나간다.
여자 수영의 간판 안세현(21·SK텔레콤)도 이번 리우올림픽 접영 100m, 200m에서 결선행을 해내지 못했다. 안세현은 과거 박태환을 돌봤던 에스케이텔레콤 전담팀의 지원과 호주의 마이클 볼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박태환 변수를 제외하면 전통적으로 강했던 한국 여자수영 복권의 기대주다. 하지만 10일 16명이 겨루는 접영 200m 준결승에서 2분08초69로 13위에 머물렀고, 앞서 접영 100m에서도 준결승까지는 도달했지만 10위를 차지했다. 자신의 첫번째 올림픽 무대는 쉽지 않았던 셈이다.
안세현은 이날 경기 뒤 “생각하지도 못한 기록이 나와 당황스럽다. 제가 작아 보인다”며 울먹였다. 개인혼영 여자 200m에 출전한 김서영(22·경북도청)은 준결승 진출(12위), 맏언니 남유선은 같은 종목에서 예선 3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접영 200m의 박진영(19·대전시설관리공단)도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평영 200m의 백수연(25·광주시체육회)은 11일 출전하지만 결선행이 쉽지 않다.
물론 리우올림픽이 전부는 아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뛰는 선수는 많다. 당장 안세현은 “도쿄올림픽을 생각하면 반성하고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며 분발을 다짐했다. 박태환도 4년 뒤 열릴 도쿄올림픽에도 도전해보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4년 뒤가 멀어 보이지만 금방 올 것 같다. 도쿄올림픽을 뛴다는 생각이 든다는 시점부터는 지금처럼 준비하고 싶지 않다. 도전하겠다고 마음먹은 그 순간부터 매 시즌 잘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간 단계로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이 시험 무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박태환이 자격을 얻기까지는 후배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현재 대한수영연맹에서 전략적으로 키우는 선수는 서울사대부중 3학년 이호준이다. 안종택 수영대표팀 감독은 “이호준은 자유형 400m에서 올림픽 B기준을 만족한다. 장래가 유망하다”고 평가했다. 원영준도 배영 남자 50m 주니어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여자 수영의 김서영도 리우올림픽에서 준결승까지 진출하는 등 경험의 폭을 넓히고 있다. 안 감독은 “리우올림픽 개인혼영 남자 400m 우승자 하기노 고스케 등 우리와 체형이 비슷한 일본 선수들을 보면 올림픽 정상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선수들의 멘털을 강화하고 꿈나무를 좀더 체계적인 방식으로 육성하면 2020년 도쿄에서는 리우와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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