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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8.11 18:57 수정 : 2016.08.11 21:26

김정환 한국 펜싱 사상 최초 사브르 동메달
4년 전 런던서도 단체전 금 합작
“세리머니 과도해야 실력 나온다”

김정환이 11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 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펜싱 사브르 남자개인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란의 모즈타바 아베디니를 꺾은 뒤 기뻐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과도한 세리머니는 제가 메달을 딸 수 있었던 원동력입니다.”

김정환(33·국민체육진흥공단)이 한국 펜싱 사상 최초로 사브르 개인전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김정환은 11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 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펜싱 사브르 남자개인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란의 모즈타바 아베디니(32)를 15-8로 꺾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세계 2위 김정환에게 아베디니(세계 15위)는 적수가 못 됐다. 김정환은 초반부터 연달아 6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주도했고, 한때 11-3까지 점수차를 벌리며 낙승을 거뒀다. 4년간 준비해온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김정환은 2012 런던올림픽 사브르 남자단체전에서 구본길·원우영·오은석과 함께 금메달을 합작했지만 개인전에서는 19위에 그쳤다. 당시 29살이던 김정환에게 리우올림픽은 마지막 무대가 될 가능성이 많았다. 특히 리우올림픽에서는 사브르 단체전이 제외되면서 그의 목표는 개인전 메달이 될 수밖에 없었다.

김정환은 “런던올림픽 이후 4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주말도 없이 훈련했다. 이번이 국가대표 펜싱 인생의 마침표로 생각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김정환은 점수를 따낼 때마다 과도한 세리머니를 선보인다. 지나친 행동처럼 보이지만 김정환에게는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 그는 “연습할 때도 소리를 질러서 후배들이 민망해하고 의아해하기도 한다”며 “동생들에게 주책 같지만 그런 세리머니를 안 하면 내 실력이 안 나온다”고 설명했다. 때로는 너무 크게 소리를 질러 어지러울 때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세리머니가 자신을 향해 힘을 불어넣어주는 행위인 동시에 상대를 위축시키는 기선제압용이라고 믿는다. 김정환은 4강전을 아쉬워했다. 그는 4강에서 런던올림픽 챔피언 아론 실라지(26·헝가리)에게 12-15로 패하며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다. 김정환은 “처음에는 메달 색깔에 상관없이 매 경기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지만, 막상 4강에 오른 뒤에는 자신감과 함께 욕심이 생겼다. 한 번만 이기면 결승이라는 생각에 무리수를 뒀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대표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이기고 싶으면 그만큼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런던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보다 이번 동메달이 더 소중하다고 밝힌 김정환은 “체력이 허락하는 한 나이와 상관없이 한계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은퇴 이후에는 펜싱 이론을 공부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그의 꿈이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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