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6.08.14 16:03 수정 : 2016.08.14 16:56

테니스 여자단식 우승 푸에르토리코 푸이그
접영 100m 펠프스 누르고 금 싱가포르 스쿨링

모니카 푸이그(푸에르토리코)가 13일(현지시각) 2016 리우올림픽 테니스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안젤리크 케르버(독일)를 2-1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웃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FP 연합뉴스
올림픽 무대에서 늘 금메달 하나 따내지 못하고 스포츠 변방에 머물렀던 작은 나라들. 그곳에서 올림픽 영웅이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다윗이 골리앗을 물리친 대이변이 지구촌에 색다른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번에는 테니스 여자단식에서 큰 이변이 일어났다. 세계 34위로 이름도 생소한 모니카 푸이그(23)가 금메달 주인공이 되며 푸에르토리코에 사상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푸이그는 13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테니스 여자단식 결승에서 올해 호주오픈 챔피언이자 세계 2위 안젤리크 케르버(28·독일)를 2-1(6:4/4:6/6:1)로 제압했다. 1948 런던올림픽부터 올림픽에 출전한 푸에르토리코로서는 68년 만에 맛본 사상 첫 금메달이었다. 그동안은 은메달 2개, 동메달 6개가 전부였고, 6개는 권투에서 나왔다.

경기 뒤 푸이그는 “나는 충격에 빠져 있다. 정말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흥분된다”고 감격해했다. 2014년 5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스트라스부르 인터내셔널 여자단식에서 한 차례 우승한 것이 그의 최고 성적이었다. 그는 올해 호주오픈 우승, 윔블던 준우승을 차지한 케르버에 비해 한 수 아래의 기량으로 평가됐으나 예상 밖 승리를 따냈다.

푸이그는 3회전에서는 올해 프랑스 오픈 챔피언 가르비녜 무구루사(4위·스페인)를 2-0(6:1/6:1)으로 누른 데, 이어 4강전에서는 윔블던 2회 우승에 빛나는 페트라 크비토바(26·체코)를 2-1(6:4/1:6/6:3)으로 제쳤다. 1988 서울올림픽 때 테니스 여자부 경기가 시작된 이후 시드 없는 선수가 여자단식 올림픽 챔피언에 오른 것은 푸이그가 처음이다.

모니카 푸이그가 3일(현지시각) 안젤리크 케르버를 누르고 2016 리우올림픽 테니스 여자단식 금메달을 확정한 뒤 코트에 무릎을 꿇은 채 울먹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P 연합뉴스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서 태어난 푸이그는 어릴 적 미국 마이애미로 이주해 그곳에서 오래 살았다. 영어 발음도 뛰어나 발음만 들어서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인지 알기 어렵다. 그는 국가 가사를 외우지 못해 결승전에 아버지가 이메일로 보내준 가사를 급히 외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시상대에서는 너무 많이 울어 국가를 부를 수가 없었다. 가사를 외울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았으나, 관중이 부르는 것을 보니 알 것 같아서 눈물이 멈췄다면 함께 불렀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푸이그는 “내 나라가 금메달을 정말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이를 바치고 싶다. 경기를 할수록 내가 더 강해지고 빨라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내가 (우승)할 수 있다는 데 대한 믿음도 강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늘 푸에르토리코를 내 뿌리라고 생각해왔고, 푸에르토리코에 사는 친지들도 여러 번 방문했다. 고국이 내게 해준 것이 많아 금메달을 꼭 선사하고 싶었다”고 했다.

싱가포르의 조지프 스쿨링이 12일(현지시각) 2016 리우올림픽 수영 접영 남자 100m에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낸 뒤 시상식에서 메달을 물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EPA 연합뉴스
전날 열린 수영 접영 남자 100m 결승에서는 싱가포르에서 온 21살 청년 조지프 스쿨링이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1·미국)의 이 종목 올림픽 4연패를 저지하고 금메달을 수확해 파란을 일으켰다. 스쿨링은 이날 50초39로 맨 먼저 터치패드를 찍어 펠프스(51초14)를 따돌렸다. 서양 선수들이 독무대를 이뤄온 이 종목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하면서 아시아 선수로는 첫 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싱가포르 또한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보유한 나라가 됐다.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싱가포르를 찾은 마이클 펠프스과 당시 13살 소년이던 조지프 스쿨링이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 <가디언> 갈무리/연합뉴스
만 13살이던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적응훈련을 위해 인근 싱가포르에 온 펠프스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뒤 그 사진을 보며 세계적 수영스타의 꿈을 키워오던 스쿨링이었기에 감격이 더했다. 경기 뒤 스쿨링은 “올림픽 기록을 깼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펠프스와 다른 선수들을 상대로 이겨 짜릿하다”며 좋아했다.

스쿨링은 이날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펠프스는 많은 것을 이룬 위대한 선수다. 나는 펠프스 같은 선수가 되길 원했다. 많은 것이 펠프스 덕이다. 펠프스는 내가 더 좋은 수영선수가 되기를 원하는 이유”라고 자신의 우상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펠프스도 “세계 수영이 끊임없이 변화하길 원한다. 꿈을 가진 작은 소년이었던 내가 수많은 메달을 가진 선수가 됐다. 한계에 부딪칠까봐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2016 리우올림픽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