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8.21 07:00
수정 : 2016.08.21 07:12
최선의 연기에도 유럽의 벽 높아
동메달 못딴 아쉬움…“꼬꼬마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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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가 21일(한국시각) 리우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아름다운 볼 연기를 펼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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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참 잘 왔다. 꼬꼬마’
애틋한 손연재(22·연세대)의 올림픽 도전은 4위로 끝났다. 최종 순위가 결정되는 순간에도 미소를 잃지 않은 꼬꼬마 손연재. 그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손연재가 21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후프(18.216점)-볼(18.266점)-곤봉(18.300점)-리본(18.116점) 4종목 합계 72.898점으로 4위에 올랐다. 손연재가 노렸던 동메달은 경쟁자인 우크라이나의 간나 리자트디노바(73.583점)에게 돌아갔다. 카메라가 동메달을 확보한 리자트디노바의 모습에 이어 자신을 비추자 손연재는 미소로 응답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5위에 이은 4위.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의 성적표를 받은 꼬꼬마의 심정은 아쉬움이 가득했을 것이다.
리듬체조는 유럽 선수의 철옹성이었다. 금메달은 러시아의 마르가리타 마문(76.483점), 은메달은 역시 러시아의 야나 쿠드랍체바(75.608점)가 차지했다. 10명의 결선 진출자들 가운데 유일한 아시아 선수인 손연재는 군더더기 없는 연기로 희망을 자아냈다. 리듬체조 역사와 선수층에서 불모지나 가까운 한국에서 기적처럼 등장한 손연재였다. 하지만 메달권 진입은 쉽지 않았다.
손연재는 큰 실수 없이 무난하게 연기를 폈다. 4종목 모두 수준급인 18점대 초반을 찍었다. 수구 난도와 신체 난도에서도 감점 요인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것만으로도 정말 잘 했다. 러시아의 ‘투톱’ 리자트디노바가 지나치게 잘했고, 리자트디노바도 실수 없는 연기를 폈을 뿐이다.
손연재는 대회 직전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어릴 적 사진을 올린 뒤 그 옆에 “지금까지 정말 참 잘 왔다 꼬꼬마"라고 적었다. 손연재가 버텨온 인고의 시간을 짐작케한다. 매일 10시간 가까운 훈련을 참아왔고, 발목이나 관절은 정상이 아니다. 하지만 미소를 잃지 않았고 최선의 연기를 펼쳤다. 손연재 아름답고 강한 선수였다.
리우데자네이루/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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