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7.01 08:53
수정 : 2016.07.15 15:29
책거리
지인에게 신문을 권유하면 “요즘 누가 신문 보냐, 인터넷 보면 되지” 합니다. 그럴 때마다 농반으로 이렇게 되받아치죠. “사람이 살다 보면 신문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면 대개 웃으며 신문구독 하겠다 합니다. 백전백승이지요. 하지만 돌아서선 마음이 싸합니다. ‘신문보다 신문지’라니, 백전백승은 무슨, ‘의문의 1패’일 뿐입니다.
오늘부터 ‘책과 생각’ 섹션이 별지로 새 선을 보입니다. <한겨레>가 지난 2005년 5월20일부터 2007년 5월11일까지 매주 금요일 ‘18도’라는 별지 섹션을 발행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그 뒤로 따로 묶여나온 건 처음입니다. 인터넷으로 볼 땐 큰 차이가 없겠지만 종이신문은 달라집니다.
지면은 1개 면을 늘려 7면으로 모습을 갖췄습니다. 1면에는 중요하게 권해드릴 책이나 출판 이슈를 다루고, 2면에서는 책과 사람 이야기를 담을 생각입니다. 출판, 문학, 학술면을 매주 선보이며 어린이·청소년면과 신설한 성과 문화 면은 격주로 발행합니다. 새로 만드는 성과 문화 면에는 정새난슬(가수) 이송희일(감독) 권혁란(작가·전 이프 편집장) 박이은실(여/성이론 편집주간)님을 새로운 필자로 모셨습니다.
섹션 문패는 ‘생각’을 강조해 말풍선 안에 말줄임표를 넣어 바꾸었습니다. 깊은 사유와 골똘한 생각을 가로막는 어지러운 세태니까요. 정보의 유통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진 이 시대에, 책이나 신문은 자주 패합니다.
속도전 벌이는 디지털 기사에 밀려 언론의 서평란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반대로 저희는 지면을 늘려놨으니 걱정도 됩니다. 그럼에도 일단은 계속해보겠습니다. 흰소리 늘어놓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만, 중요한 건 이 말입니다. 당신의 일상에 책과 생각이 늘 함께하시길!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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