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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7.21 20:17 수정 : 2016.07.21 20:38

책거리

어느 한의사가 자신을 찾아온 화병 환자에게 다음과 같은 처방을 내렸습니다. “<한겨레>를 끊으세요.” 창간 주주이자 오랜 독자였던 환자분이, 신문만 보면 세상에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다고 했답니다. 신문 절독 덕택인지는 몰라도 끈질긴 치료 끝에 그분은 병에서 해방되었다고 했습니다.

“왜 ‘책과 생각’은 맨날 사회 비판적인 책만 소개하느냐.” 어떤 독자가 말씀하셨습니다. ‘어버버’ 당황하면서 그렇지 않다고 반박은 했습니다만 내심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전문 분야와 취향이 사뭇 다른 베테랑 기자들이 매주 책 선정 회의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주고받으며 경합 끝에 책을 결정하는데, 왜 그럴까요.

신문사와 기자들의 반골 기질 때문이기도 할 테지요. 신문사가 있는 ‘만리동 고개’는, 어쩌면 예부터 사대문 밖에서 가진 것 없고 경제적으로 무능한 선비들이 (입만 살아) 상소문을 올리곤 하던 터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독자의 항의 때문만은 아니지만, 이번주에는 좀 야하고 웃음이 터져나오는 책들도 몇 권 준비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무더운 여름이니까요. 가뜩이나 불볕더위에 시달리는 요즘, 화나는 뉴스로 더 열불이 나는 사람들을 위해 속 시원한 책, 유머러스한 책들도 열심히 소개하겠습니다. 물론 불편한 이야기도 계속해야겠죠. 지적인 ‘반전 유머’를 사랑한 버나드 쇼도 이렇게 말했다니까요. “어떤 이야기든 거슬리게 하지 않을 거면, 아예 안 하는 게 낫다. 귀에 거슬리지 않는 이야기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 단, 누구 귀에 얼마나 거슬리도록 해야 할까. 이것이 고민이긴 합니다.

이유진 책지성팀장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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