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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04 16:40 수정 : 2019.04.04 19:22

그래픽_고영숙

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그래픽_고영숙
우리나라 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주중 한때 1.7% 밑으로 떨어졌다. 기준금리가 1.75%이니까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아진 셈이 된다. 다른 선진국도 상황이 비슷하다. 미국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기준금리인 2.5%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과 독일은 10년 금리가 아예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2015년 이후 2년반 만에 처음 벌어진 일인데 지금 이들의 국채를 사면 10년 동안 한 번도 이자를 받지 못하는 건 물론 만기 때에 투자한 금액보다 적은 돈을 돌려받게 된다. 이 모두가 3월 마지막 열흘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금리가 심하게 하락한 이유가 있다.

우선 양적 완화 때문이다. 양적 완화 시행과정에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채권을 많이 사들이다 보니 시장에서 필요한 양보다 채권의 유통 규모가 줄어들었다. 이런 상태에서 경기 둔화 우려로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금리가 평소보다 빠르게 하락했다.

금리 인상이 생각보다 빨리 끝난 영향도 있다. 우리는 지난해 11월 금리를 인상했을 때 당분간 추가 인상이 없을 거라 전망했지만 선진국은 그렇지 않았다. 미국은 불과 4개월 전까지만 해도 올해 금리를 세 번 올릴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이 전망이 갑자기 두 번으로 줄더니 이제는 동결로 바뀌었다. 유럽도 올해 금리 인상이 사실상 힘들어졌다. 시장의 예상과 현실 사이에 차이가 생긴 부분을 금리 하락을 통해 메우고 있는 것이다.

※ 그래픽을(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것도 원인이다. 특히 장기 금리에 영향을 심하게 줬는데, 단기 금리는 중앙은행의 금융정책에 의해, 장기 금리는 경제 전망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금리 인상이 끝나고 새로운 인하가 시작되기 전에 금리가 하락한 경우가 많았다. 시장이 금리 인하를 예상해 먼저 움직이기 때문인데 심한 경우 이 기간에 중앙은행이 금리를 두 번 인하한 만큼 시장금리가 하락하기도 한다.

이번 금리 하락의 영향은 주로 미국시장에서 나타났다. 이전에 금리 인하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곳이기 때문인데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반면 우리 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처럼 우리 시장에 영향을 많이 주는 쪽의 주가가 크게 상승한 날에 주로 올랐을 뿐 다른 날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우리 시장이 금리 하락보다 금리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에 주목한 결과인데, 경기 둔화로 인한 금리 하락은 주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 것 같다.

동일한 금리 수준이라도 주식시장이 반응하는 형태는 제각각이다. 금리가 올라간다고 해서 주식시장에 부정적이고, 내려간다고 해서 긍정적인 것도 아니다. 이유가 중요한데 이번 금리 하락은 경기 둔화가 핵심 요인인 만큼 시장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금리가 아주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지 않는 한 금리 때문에 지속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주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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