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20 18:15
수정 : 2019.06.2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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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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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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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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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1건. 6월 들어 국내 언론이 ‘경제 위기’란 단어를 가지고 만들어낸 기사 건수다. 하루 평균 113건에 해당한다.
정말 위기가 발생할까? 그러면 주식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경제 위기 기사가 자주 나오는 건 우리 언론들이 위기에 대해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어서다. 1997년에 발생한 외환위기를 사전에 포착하지 못하고 위기가 발생하도록 방치했다는 생각 때문에 경제가 조금만 나빠져도 위기가 발생하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5월 위기설’이니 ‘8월 위기설’이니 하는 말들이 시장에서 나왔고 곧바로 기사화됐다. 최근 위기설도 경제가 좋지 않은 게 원인이다. 1분기 성장률(전년동기 대비)이 1%대 중반으로 떨어지고 몇 년 만에 처음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하자 우리 경제에 문제가 생겼다고 의심하기 시작한 것이다. 상황이 좋지 않은 게 맞지만 위기가 발생할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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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든 위기가 발생하는 구조는 똑같다. 가계나 기업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그 부실은 금융기관 특히 은행으로 모인다. 그리고 금융기관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마지막으로 정부가 부담을 떠안게 된다. 금융기관의 힘만으로 부실을 다 처리하지 못할 때 위기가 발생하고 정부가 부실을 처리하지 못하면 국가가 부도가 난다. 따라서 가계나 기업, 금융기관, 정부 중 하나라도 수습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지는 않는다.
우리는 네 부문 모두가 양호한 상태다. 작년 말 주요 상장사의 사내 유보금이 900조원을 넘었다. 구조가 탄탄해졌기 때문에 다수 기업에서 재무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 3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연체율은 0.46%이다. 1000개의 대출 중에서 한 달 이상 이자를 내지 못한 건수가 4.6개에 불과하다는 의미가 된다. 과거 우리 은행이나 현재 선진국 은행의 연체율과 비교할 때 대단히 낮은 수치다. 정부 재정도 괜찮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집계한 국가별 재정 건전도를 보면 한국이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양호하다. 위기가 발생할 경우 재정으로 막을 수 있는 여력을 가지고 있다는 건데 모든 부문의 대처능력이 뛰어난 만큼 경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
경제 위기설로 시장이 흔들릴 경우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게 좋다. 2009년에 ‘3월 위기설’이 퍼진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일본자금이 3월 결산에 맞춰 대규모로 빠져나가 위기가 발생할 거란 얘기였다. 그 자금을 다 합쳐봐야 16억달러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금융위기에 따른 불안 심리가 위기설로 확대된 것이다. 주가는 2월에 잠시 후퇴했다가 이내 상승해 6개월 동안 50% 넘게 올랐다. 투자는 안정된 마음으로 해야 한다. 실체가 없는 위기설에 휩쓸리기보다 차분하게 대응하는 게 좋다. 예고된 위기는 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주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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