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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11 17:33 수정 : 2019.07.11 19:33

그래픽_김지야

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그래픽_김지야

우리 주식시장에서 신약개발이란 재료로 주가가 움직인 첫 사례는 동신제약이다. 1990년대 초였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당뇨병 환자들이 주사를 통해 인슐린을 공급받고 있었다. 이 과정을 반창고 형태로 대신하자 게 회사의 아이디어였다. 이 재료로 주가가 5배 넘게 상승했다. 동신제약이 엉뚱하게 레저산업에 뛰어들어 부도를 맞는 바람에 제품이 빛을 보지 못하고 말았다.

1999년에 처음 신약이 나왔고 이후 지금까지 30개 넘게 개발에 성공했다. 결과는 그저 그랬다. 신약이 나오긴 했지만 그 때문에 주가가 오르지는 않았다. 이익의 변화도 크지 않았다. 물론 신약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며칠간 주가가 오르기는 했지만 이내 제자리로 돌아와 신약만 나오면 아스피린같이 히트작이 될 거란 기대와 다른 모습이었다.

※ 그래픽을(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기존 제약사가 중심이 된 신약개발이 힘을 받지 못하자 이번에는 바이오로 기대가 옮겨왔다. 그 기대가 2017년 바이오 열풍으로 이어졌다. 연간 매출액이 100억원이 안 되고 적자도 계속돼, 외부에서 돈을 넣어주지 않으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회사조차 주가가 작으면 4~5배, 많을 경우에는 10배 넘게 상승했다. 지금은 성과를 내지 못하지만 신약만 개발되면 엄청난 이익을 날 거란 기대가 작용한 때문이다. 그리고 2년의 세월이 흘렀다.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그림이 만들어질 만큼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 좋은 뉴스보다 문제만 두드러지고 있는데 골관절염 치료제인 인보사의 허가가 취소됐고 한미약품이 얀센에 판매했던 1조원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이 해지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분식회계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약개발은 고사하고 거의 성사단계에 들어갔다고 얘기됐던 제품조차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실적도 비슷해 1조원 가까운 이익을 기대했던 셀트리온이 저조한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기대가 빗나가다 보니 바이오 업종 전체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그게 이번 하락의 원인이 됐다.

기대에 의해 주가가 움직일 때 일정한 패턴이 있다. 처음에는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해도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다. 기대가 하락을 막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다음인데 계속 시장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거나 큰 악재가 발생하면, 기대가 불발됐다는 실망감에 그동안 떨어지지 않았던 부분이 겹치면서 주가가 빠르고 강하게 내려온다. 지난주 바이오 하락은 마지막 단계에서 나온 반응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을 수습할만한 동력이 없다. 신약개발 재료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이를 증명해줄 성과나 만족할 만한 임상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쉽지 않다. 주가가 낮아졌지만 상승을 기대할 만한 처지도 못 되는 상황, 이게 지금 바이오가 처해 있는 현실이다.

주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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