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단디뉴스> 전 대표 써레질도 끝냈다. 감재 서너 마지기 논에 물도 가득 채웠다. 일손 맞춰 모내기 날도 잡았고 아침마다 모판을 살피는 산청 금산양반 얼굴이 기대에 차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금 경남 분위기가 딱 이렇다. 지난 5일 경남 의령군. 읍내 큰길에 200여명이 몰려 있었다. 사람들 사이로 대형 화환이 줄을 잇다 못해 맞은편 길까지 차지했다. 무슨 일인가 의아함도 잠시, 놀랍게도 더불어민주당 자치단체장 후보 사무실 개소식이었다. 안에는 발 디딜 틈이 없어 많은 사람이 길에 나와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 누군가가 “김경수 도지사 후보 왔나”라고 물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인구 3만명이 채 되지 않는 곳이다. 보수정당 후보가 아닌 진보정당 후보 개소식이 미어터지다니 읍내가 뒤엎어지는 일이었다. 경남에서 진보정당 목소리가 보수정당을 누른 적은 없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도 ‘보수 텃밭’을 뒤엎지는 못했다. 선전했지만 결과는 홍준표 후보가 37.24%, 문재인 후보는 36.73%를 득표했다. 0.5%포인트 차이였다. 더러는 “그래도 놀라운 결과”라 했고 대다수는 “경남이 그러면 글치”라고 조롱했다. 경남 서부지역 주민 탓이라고 했다. 그런데 뭔가 달라졌다. ‘보수 텃밭’을 차근차근 갈아엎는 분위기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이 경남 18개 시·군 전 지역 자치단체장에 후보를 냈다. 이제 자유한국당이 아니어도 당선될 수 있다는 바람을 탄 것이다. 기초의원 선거구에도 후보들이 대부분 출마했다. 여기에다 민중당, 정의당 등 소수 진보정당도 적극적으로 기초의원 후보를 내고 있다. 경남 서부지역인 산청군이나 하동군, 함양군의 경우 예전에는 무소속으로 출마를 했으면 했지 진보정당으로 출마하는 기초의원 후보는 거의 없었다. 후보들의 색다른 공약과 선거운동도 눈에 띈다.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효과’와 집권여당 이득으로 열풍을 몰고 있는 가운데, 아침 출근길 인사하기, 행사장 얼굴 알리기 말고 주민들에게 다가서는 후보도 있다. 장충남 더불어민주당 남해군수 후보는 공약으로 군수실에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설치해 남해군민 누구나가 스마트폰으로 군수 업무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겠다 했다. 장 후보의 이런 공약은 현 군수 측근이 인사비리, 매관매직 등에 연루돼 구속되는 일이 있었고, 그 이전 군수도 부인이 뇌물로 구속되는 등 계속되는 군정 비리와 잡음을 의식해, 이후 투명성 제고를 위해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정연해 바른미래당 진주 제2선거구 경남도의원 후보는 ‘우리 동네 바로 알기’를 내걸고 자신이 출마한 지역구를 2박3일 동안 직접 걸으며 해당 지역 주민들과 만나고 선거공약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생방송으로 내보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여기에다 여성 비례후보들은 자신의 일상 속에서 소속 정당과 정책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소희주 민중당 진주 비례후보는 아침 길거리 인사를 나가는 대신 농민으로서 비닐하우스 피망 따는 일을 하며, 또 판로가 막힌 이웃집 농산물을 구매해 달라며 에스엔에스에 글을 올린다. 차명지 정의당 진주 비례후보는 생업인 반찬가게를 새벽에 준비하고, 주문 도시락을 만들며 ‘지역 농산물로 공공급식 제도화’ 등 소속 정당 정책을 적극 알리고 있다. 이들 비례후보들은 지역 주민으로 살아가는 일상을 보여주며 주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무엇보다 아침 출근길 거리 색깔이 달라졌다. 매일 사거리 횡단보도 아침 선거운동에는 더불어민주당 파란색이 더 눈에 띈다. 그것도 주요 자리를 차지하고. 행사장에도 파란 물결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정의당 노랑도 보이고 민중당 빨강도 보인다. 눈에 띄는 색깔이 퍽이나 다양해졌다. 그게 뭐 어떻다고? 적어도 경남 서부지역에선 눈이 번쩍 뜨이는 놀라운 일이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도 자유한국당 붉은색 일변도였으니. 그런데 이번엔 다르다. 되레 선거 때마다 몰려다니던 자유한국당 ‘붉은 후보’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22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남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칼럼 |
[지역이 중앙에게] 경남이 달라졌다! / 권영란 |
진주 <단디뉴스> 전 대표 써레질도 끝냈다. 감재 서너 마지기 논에 물도 가득 채웠다. 일손 맞춰 모내기 날도 잡았고 아침마다 모판을 살피는 산청 금산양반 얼굴이 기대에 차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금 경남 분위기가 딱 이렇다. 지난 5일 경남 의령군. 읍내 큰길에 200여명이 몰려 있었다. 사람들 사이로 대형 화환이 줄을 잇다 못해 맞은편 길까지 차지했다. 무슨 일인가 의아함도 잠시, 놀랍게도 더불어민주당 자치단체장 후보 사무실 개소식이었다. 안에는 발 디딜 틈이 없어 많은 사람이 길에 나와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 누군가가 “김경수 도지사 후보 왔나”라고 물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인구 3만명이 채 되지 않는 곳이다. 보수정당 후보가 아닌 진보정당 후보 개소식이 미어터지다니 읍내가 뒤엎어지는 일이었다. 경남에서 진보정당 목소리가 보수정당을 누른 적은 없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도 ‘보수 텃밭’을 뒤엎지는 못했다. 선전했지만 결과는 홍준표 후보가 37.24%, 문재인 후보는 36.73%를 득표했다. 0.5%포인트 차이였다. 더러는 “그래도 놀라운 결과”라 했고 대다수는 “경남이 그러면 글치”라고 조롱했다. 경남 서부지역 주민 탓이라고 했다. 그런데 뭔가 달라졌다. ‘보수 텃밭’을 차근차근 갈아엎는 분위기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이 경남 18개 시·군 전 지역 자치단체장에 후보를 냈다. 이제 자유한국당이 아니어도 당선될 수 있다는 바람을 탄 것이다. 기초의원 선거구에도 후보들이 대부분 출마했다. 여기에다 민중당, 정의당 등 소수 진보정당도 적극적으로 기초의원 후보를 내고 있다. 경남 서부지역인 산청군이나 하동군, 함양군의 경우 예전에는 무소속으로 출마를 했으면 했지 진보정당으로 출마하는 기초의원 후보는 거의 없었다. 후보들의 색다른 공약과 선거운동도 눈에 띈다.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효과’와 집권여당 이득으로 열풍을 몰고 있는 가운데, 아침 출근길 인사하기, 행사장 얼굴 알리기 말고 주민들에게 다가서는 후보도 있다. 장충남 더불어민주당 남해군수 후보는 공약으로 군수실에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설치해 남해군민 누구나가 스마트폰으로 군수 업무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겠다 했다. 장 후보의 이런 공약은 현 군수 측근이 인사비리, 매관매직 등에 연루돼 구속되는 일이 있었고, 그 이전 군수도 부인이 뇌물로 구속되는 등 계속되는 군정 비리와 잡음을 의식해, 이후 투명성 제고를 위해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정연해 바른미래당 진주 제2선거구 경남도의원 후보는 ‘우리 동네 바로 알기’를 내걸고 자신이 출마한 지역구를 2박3일 동안 직접 걸으며 해당 지역 주민들과 만나고 선거공약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생방송으로 내보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여기에다 여성 비례후보들은 자신의 일상 속에서 소속 정당과 정책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소희주 민중당 진주 비례후보는 아침 길거리 인사를 나가는 대신 농민으로서 비닐하우스 피망 따는 일을 하며, 또 판로가 막힌 이웃집 농산물을 구매해 달라며 에스엔에스에 글을 올린다. 차명지 정의당 진주 비례후보는 생업인 반찬가게를 새벽에 준비하고, 주문 도시락을 만들며 ‘지역 농산물로 공공급식 제도화’ 등 소속 정당 정책을 적극 알리고 있다. 이들 비례후보들은 지역 주민으로 살아가는 일상을 보여주며 주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무엇보다 아침 출근길 거리 색깔이 달라졌다. 매일 사거리 횡단보도 아침 선거운동에는 더불어민주당 파란색이 더 눈에 띈다. 그것도 주요 자리를 차지하고. 행사장에도 파란 물결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정의당 노랑도 보이고 민중당 빨강도 보인다. 눈에 띄는 색깔이 퍽이나 다양해졌다. 그게 뭐 어떻다고? 적어도 경남 서부지역에선 눈이 번쩍 뜨이는 놀라운 일이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도 자유한국당 붉은색 일변도였으니. 그런데 이번엔 다르다. 되레 선거 때마다 몰려다니던 자유한국당 ‘붉은 후보’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22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남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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