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TV] 세상의 한 조각 ‘원:피스’
5년마다 ‘법대로’ 쫓겨나는 자영업자의 눈물 <1부>
“남은 생 여기서 정리하게 해주세요” 간곡한 부탁에도
‘가게를 비우라’는 건물주의 명도소송장이 날아들었다
홍대 두리반, 서촌 궁중족발, 그리고 556만 자영업자들. 영세 자영업자를 보호하려고 만든 ‘상가임대차보호법’은 5년 동안 임차인의 영업 기간을 보장하는 것이 뼈대입니다. 그러나 이법에 따라 자영업자들은 5년이 지나면 합법적으로 상가를 비워야 하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두리반과 궁중족발 사태는 재개발과 임대료 인상 등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한겨레TV> 세상의 한조각 ‘원:피스’팀은 상가임대차보호법에 따라 5년마다 ‘법대로’ 쫓겨날 처지에 내몰리는 자영업자들의 사연을 밀착 취재했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은 서울 종로구 필운동에서 매운탕집을 운영하는 40년차 자영업자 이연식(72)씨 부부입니다. 먼저 이씨 부부 사연을 담은 영상을 소개합니다.
# 43년 전통 자랑하는 매운탕집, 어김없이 돌아온 말 “5년 됐으니 비워달라”
“1972년 종로6가에서 시작하여 종로1가 피맛골을 거쳐 현재 필운동에 왔습니다.”
서울 종로구 필운동 골목길. 동강민물매운탕집은 43년 전통을 자랑합니다. 식당 출입문에 거쳐 온 이력을 적어놓았습니다. 식당은 여느 식당과 다르지 않습니다. 손님이 들면 ‘어서 오세요’라고 주인이 인사를 하고, 물과 밑반찬에 이어 팔팔 끓은 매운탕이 차례로 식탁에 오릅니다. 사장인 이씨가 주방을 맡고, 아내 임기덕씨가 홀에서 손님을 맞습니다. 때론 둘의 역할이 바뀔 때도 있습니다.
노 부부는 40년 넘게 서울 이곳저곳을 떠돌며 음식 장사로 먹고 살았습니다. 출입문에 걸린 식당 소개 글귀는 필운동이 마지막일 것이라 생각한 노 부부의 다짐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생활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어김없이 5년이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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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차 식당 자영업자 동강민물매운탕집 사장 이연식씨. ‘원:피스’ 화면 갈무리. 조성욱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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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을 피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왔던 필운동에서도 5년이 지나자 건물주는 가게를 바우라고 했다. ‘원:피스’ 화면 갈무리. 조성욱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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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이 없다는 동강민물매운탕 사장 이연식씨. 식당 방 한켠에 홑이불을 덥고 잔다. ‘원:피스’ 화면 갈무리. 조성욱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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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민물매운탕 사장 이연식씨의 통장 사본. 매월 임대료로 3,096,500원이 나가고 있다. ‘원:피스’ 화면 갈무리. 조성욱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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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민물매운탕집 사장 이연식씨가 청진동 재개발 당시를 회상하고 있다. ‘원:피스’ 화면 갈무리. 조성욱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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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에 지쳐 몸서리치는 우리 부부입니다 . 청진동 재개발과 용산 사건의 현장에 치를 떠는 나에게 다시는 그 짓은 생각조차 하기 싫어요 . 사장님, 간곡히 애원합니다 . 72살 다 쉬는 나인데 , 오죽하면 이렇게 장사를 하겠습니까 ? 남은 생 여기서 정리하게 해주세요 . 사장님 간곡히 부탁드리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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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민물매운탕 사장 이연식씨가 건물주에게 보낸 손 편지. ‘원:피스’ 화면 갈무리. 조성욱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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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가 보낸 명도소송장. ‘원:피스’ 화면 갈무리. 조성욱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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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민물매운탕 사장 이연식씨가 가게를 비워달라는 건물주에게 섭섭한 마음을 토로하고 있다. ‘원:피스’ 화면 갈무리. 조성욱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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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민물매운탕 사장 이연식씨가 박현정 법무법인 도담 상가임차인소송센터장에게 상가임대차보호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원:피스’ 화면 갈무리. 조성욱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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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레이션 김포그니 기자
※ 5년마다 법대로 쫓겨나는 ‘자영업자들의 눈물’ 2부에서는 홍대 두리반과 서촌 궁중족발 사건의 당사자들이 출연해 상가임대차보호법의 문제점과 당시 철거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 시사다큐 원:피스 더보기 https://goo.gl/jBPK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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