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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23 19:55 수정 : 2018.08.23 20:15

[책과 생각] 정인경의 과학 읽기

시민의 물리학
유상균 지음/플루토(2018)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은 “신에 가장 가까이 간 사람”이라는 칭송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뉴턴은 신의 마음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진리를 탐구했다. 평생 신의 뜻을 찾느라고 학문에 매달리면서, 정작 인간의 마음에는 무심했던 과학자가 뉴턴이다. 사람들은 이런 뉴턴을 진리 탐구의 올바른 태도로 여기고, 이상적인 과학자의 모델로 삼았다.

과학 분야만큼 전문가주의, 엘리트주의가 팽배한 곳도 없을 것이다. 소수의 전문가들이 과학 지식을 독점하고, 대다수 사람들은 이들이 생산한 지식을 학습한다. 영어가 ‘계급’이 되어버린 한국 사회에서 과학도 마찬가지가 아닌지 의문이 든다. 과학을 어느 정도 알아야 흥미를 느끼고 자신의 관점을 가질 수 있는데 과학의 문턱을 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과학은 누구의 것인가? 천재 물리학자들의 것인가? 아니면 과학기술을 도구로 이용하는 정치가나 자본가의 것인가? <시민의 물리학>을 쓴 유상균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사회도 촛불 혁명을 거치며 커다란 변화의 물결 속에 있기에 비단 학생들을 넘어 물리학을 어렵게 생각하는 시민들에게도 다가가고 싶었다. 물리학은 물리학자들만의 것이 아니라 지구라는 한 배를 탄 시민의 것이자 늘 나은 세상을 꿈꾸는 시민의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책 제목을 ‘시민의 물리학’으로 정한 배경이다.”

지은이 유상균은 함양에서 농사를 지으며 대안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물리학자다. 그에게는 지식보다 삶이 먼저고, 세상을 바꾸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그래서 대학교수라는 “편안한 자리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개척하자, 그 길을 향한 대안교육 운동에 물리학자인 나도 동참하자는 결심”을 했다. 10여년 동안 대안교육의 현장에서 쌓은 경험이 <시민의 물리학>이라는 책을 탄생시켰다.

지식의 생산과 소비, 그리고 사회적 활용을 말할 때는 정치적 각성이 따른다. 지금껏 한국 사회에서 과학이 시민의 것이었던 적이 없었다. <통합과학> 교과서에는 과학 교육의 교육 목표가 “민주시민의 자질을 함양”한다고 나와 있지만 진지한 고민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 사회에서는 <시민의 물리학>과 같은 책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왜 시민과 과학이 연결되어야 하는가? 이런 문제의식을 던지는 것으로 이 책의 가치는 충분히 있다.

시민은 앎의 주체다.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정치적 사안들을 스스로 결정한다. 시민과 과학이 결합하면 어떤 효과가 생기는가? “왜 과학이지?” 유상균은 “과학이 세계관을 바꾸는 학문”이라고 강조한다. 과학을 알면 세계를 보는 관점이 바뀌고 삶이 바뀐다는 것이다. 지구의 미래가 우리 손에 달려 있다고 믿는 시민에게 과학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나침반과 같은 지식이다.

이 책의 쉽고 명료함은 다른 과학책에서 보기 힘든 품격을 갖추고 있다. 시민이 전문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질문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복잡계 과학 등 현대 물리학을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문장과 문체, 행간에서 느껴지는 진정성은 과학의 진입장벽을 훌쩍 뛰어넘게 만든다.

정인경 과학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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