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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9.10 21:54 수정 : 2016.12.30 10:26

한미화의 어린이책 스테디셀러

〈마법사와 모자와 무민〉
토베 얀손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소년한길 펴냄(2012)

최근 막이 내릴까 조바심을 내며 본 애니메이션이 있다. <무민 인 더 무민>이다. 하긴 이 영화가 국내에서 개봉한 것도 신기한 일이다. 작년이 무민의 원작자인 토베 얀손의 탄생 100주년이었고, 마침 선보인 무민 캐릭터 도넛과 인형이 인기를 끌어 그나마 인지도가 높아진 덕이 아닌가 싶다.

토베 얀손은 1966년 어린이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받은 작가이자 화가이며, 무민 시리즈는 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이 팔린 작품이다. 국내에는 1984년 처음 선보였고, ‘즐거운 무민 가족’ 시리즈로 전 9권이 번역되어 있다. 하지만 여전히 무민 캐릭터를 아는 사람은 있어도, 원작을 읽었다는 사람은 만나기 어렵다. 무민 시리즈는 등장인물도 많고, 스너프킨, 헤물렌 아저씨, 스노크 아가씨 등 주인공의 이름도 친숙하지 않다. 또 2차 세계대전 후에 쓰인 작품으로 전후의 우울함과 사회비판적 메시지가 중의적으로 담겨 있다. 하지만 이런 배경적 요소 없이 그저 무민 월드, 그 자체를 즐겨도 좋다. 하마처럼 생긴 무민은 북유럽 신화의 ‘트롤’이며, 무민이 사는 골짜기는 일종의 판타지 공간으로 이해하면 된다.

<마법사와 모자와 무민>은 요술 모자, 그로크, 마법사 때문에 무민 골짜기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겨울잠을 자고 난 무민과 스너프킨은 산꼭대기에 올라갔다가 모자를 발견한다. 아빠에게 선물하지만 너무 커서 쓰레기통으로 사용하기로 했는데, 알고 보니 무엇이든 모자 속에 오랫동안 놓아두면 엉뚱한 것으로 변해버리는 요술 모자였다. 달걀 껍데기를 모자에 버렸더니 구름으로 변해버리고, 술래잡기를 하다 모자 속에 들어갔더니 그만 무민이 홀쭉해져 아무도 몰라본다. 독이 있는 식물이 모자 속에서 자라 온 집안을 뒤덮는 일도 벌어진다. 하지만 무민과 친구들은 모자를 포기하지 못하고 모자가 만들어준 구름을 타고, 정글 놀이를 하며 신나게 논다.

한편 팅거미와 밥, 그리고 그로크 사이에 루비를 둘러싼 분쟁이 벌어지자, 무민 골짜기 친구들은 재판을 열어 시시비비를 가려주고, 마법사는 모두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무민 골짜기는 이상적인 공간이다. 아빠는 책을 쓰고 엄마는 음식을 만든다. 새로 만난 친구들을 언제든 집으로 데려와도 엄마 아빠는 군말 없이 침대를 만들어준다. 생김새가 다른 친구들이 조화롭게 모여 살며 결코 다음날을 걱정하지 않는다. 무민이 아침마다 일어나서 하는 생각은 ‘오늘은 뭘 하면서 놀까?’이다. 헤물렌 아저씨가 뭔가 고민을 하자 오늘은 날씨도 좋은데 왜 고민을 하냐고 묻는다. 오후 3시 무렵이면 어둑해지는 북유럽 특유의 대화이자 전세계 어린이의 마음을 닮았다.

한미화 출판평론가
어린이책을 읽다 보면 어린 시절의 행복이 무엇이었는지를 떠올려볼 때가 있다.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는 <왕도둑 호첸플로츠>에서 “배가 아플 때까지 거품 크림을 얹은 자두 과자를 먹을 때” 행복하다고 했다. 스너킨은 가을이면 홀로 여행을 떠나야 행복하고, 엄마는 낮잠을 잘 때 행복하고 무민은 여름 잔치를 여는 날 더없이 행복하다. 토베 얀손이 바랐던 것도 전쟁, 편견 그리고 차별이 없는 어린아이 같은 행복, 이런 것이 아니었나 싶다. 초등 4학년부터.

한미화 출판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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