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5.01 15:06
수정 : 2017.05.0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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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5가 버들다리 전태일 동상 앞에서 팻말을 든 채 서 있다. 이들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광화문 일대에서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악법 저지를 촉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를 외면했다며 전태일 동상 앞을 가로막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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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전태일 동상 헌화·간담회 계획했으나
노동단체 반발 부딪혀 당사로 ‘회군’
당사에서 노동정책 발표
“노동자 미래가 불안하지 않은 대한민국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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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5가 버들다리 전태일 동상 앞에서 팻말을 든 채 서 있다. 이들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광화문 일대에서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악법 저지를 촉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를 외면했다며 전태일 동상 앞을 가로막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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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노동절인 1일 “청년들이 꿈을 꿀 수 있는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세계 선도해나갈 대한민국,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대한민국, 노동자들의 미래가 불안하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청년 일자리와 비정규직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안 후보는 “중소기업 취업 청년 월급이 대기업의 80%가 되도록 지원하고, 중소·벤처기업을 대기업으로 육성하고, 상시적이고 지속적 업무는 정규직 채용 원칙을 정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남성과 여성 간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임금 격차를 해소할 것”이라며 “비정규직 남용을 억제하고 차별을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또 “생존권 확보 차원에서 임기 내 1만원이 넘도록 하겠다. 노사를 설득해서 이뤄내겠다”고 밝혔고, “노동시간을 단계적으로 줄여서 연 1800시간으로 하겠다.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는 법을 개정하고 사용자와 노동자 간 합의로 주 12시간인 연장근로시간도 단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무종료 후 개시까지 최소 11시간 연속으로 휴식할 권리를 보장하고, 초과근무 관행개선과 교대제 개선 등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겠다. 노동시간 피크제와 저녁이 있는 삶이 노동자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밖에도 △ 노동기본권 교육 교과서 반영 △ 노동자 생명·안전 우선하는 일터 조성 등을 약속했다. 안 후보는 “저는 전태일 열사가 왜 분신했는지 우리 아이들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땀흘려 일한 노동자가 정당한 대우 받도록 하겠다.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3권이 제대로 보장될 수 있도록 하겠다”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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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127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노동정책을 발표한 뒤 기념촬영에 앞서 노동자들이 든 팻말의 문구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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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는 애초 노동절을 맞아 서울 청계천 전태일 동상 앞에 헌화를 하고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정리해고 노동자들이 안 후보 쪽의 진입을 막자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차헌호 ‘노동자·민중 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 공동대표는 “우리가 광화문에 고공농성 하는 데 안 후보가 출정식 유세를 하면서도 모른 척 하고 세종문화회관에서 (유세)할 때도 비정규직 정리해고 문제 사회적 문제다 해서 피켓 들었는데 관계자들이 저리 가라고 최소한의 얘기도 들어주지 않았다”며 “근거리에서 있었는데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안다면서,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의 목소리 외면한 채 거기 가서 노동 공약 발표한 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최혜정 송경화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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