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5.02 22:12
수정 : 2017.05.02 22:53
사립대 등록금 인상 자율화 조처는 노태우 정권 때
노무현 정부 때는 국공립대 등록금 인상 자율화
2일 진행된 대통령 후보 티브이 토론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노무현 김대중 정부에서 등록금 인상을 자율화해 등록금이 113%가 올랐다”고 주장한 것은 부분적인 진실을 담고 있지만, 자신에게 불리한 주장은 빼놓은 결과적 왜곡이라고 할 수 있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문재인 후보를 향해 “디제이,노무현 정부 때 등록금을 자율화해 113%가 올랐다. 자기들이 올려놓고 왜 반값등록금 공약을 하느냐. 본인이 집권하면 옛날로 돌아가겠다고 하면 되지 왜 반값으로 한다고 선심성 공약을 내놓느냐”며 몰아세웠다.
그러나 대학 등록금 인상이 본격화한 것은 1989년 노태우 정부 때 사립대 등록금 인상 자율화 조처를 시작하면서부터다. 교육과학기술부 발표 자료를 보면, 사립대 등록금 자율화 조처 이후인 1990년 사립대 평균 등록금 인상율은 12.8%를 기록한 뒤 1991년 15.1%, 1992년 14.4%, 1993년 16.9% 등 매년 고공 인상을 거듭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때 국공립대 등록금 자율화 조처가 시행됐다. 이후 국공립대 등록금이 이전에 견줘 빠르게 상승해 2004년 9.3%, 2005년 7.3% , 2006년 9.9%, 2007년 10.3% 의 인상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사립대 등록금 인상률은 다소 주춤해 평균 5~6%의 인상률을 보였다. 홍 후보의 주장은 여기에 기반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등록금 인상이 본격화한 ‘사립대 등록금 자율화 조처’ 시점에 대해 홍 후보는 누락했다.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명박 정부 때 워낙 대학 등록금 인상 문제가 심각해 대학들이 인상을 자제한 측면은 있지만 국내 대학의 80%에 이르는 사립대의 등록금 인상이 본격화한 것은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노태우 정권 때부터다. 그것을 노무현 정부 때만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책임 회피”라고 비판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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