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5.02 23:48
수정 : 2017.05.03 00:11
대선후보 마지막 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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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왼쪽),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마지막 TV토론에 참석해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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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같은 정당에서 한솥밥 먹던 사이였지만, 간극은 넓고 깊었다. 2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마지막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배신과 부덕’, ‘강간미수·뇌물 재판’ 등 격한 단어를 써가며 서로를 공격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둘 사이 해묵은 앙금인 ‘분당 책임’과 ‘패권주의’를 놓고 맞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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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유승민 ‘품성’ 논란 “흉악범은 사형집행해야 하나? 성폭력범은?” “그런 식으로 비열하게 하면 안 되고. 그러니까 같은 당에 있던 의원들이 후보가 덕이 없다고 뛰어나오지 않았나.” “성폭력범 사형집행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유 후보의 질문에 홍 후보가 발끈했다. 본래는 홍 후보의 사형집행 공약에 대한 질문이었지만 ‘돼지흥분제 논란’, ‘성폭력 모의 가담’ 질문이 나올 것으로 짐작한 홍 후보는 미리 “무슨 말을 하려는지 내가 아는데, 그런 식으로 비열하게 하면 안 된다. 어제 바른정당 의원들 만나서 ‘왜 나오려고 하냐’고 물어보니 ‘후보가 덕이 없어 선거를 못 치르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노골적인 표현에 당황한 사회자는 “비방을 자제해 달라”고 주문했다.
바른정당 집단 탈당두고 감정 격돌
유승민 ‘성폭력범 사형집행’ 질문에
홍준표 “그렇게 비열하게 하면 안돼”
문재인-안철수는 ‘패권주의’ 충돌
안 “계파 패권주의가 마지막 적폐”
문 “안, 국민의당 창업주라 하잖냐”
아픈 곳을 공격당한 유 후보도 지지 않았다. “성완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뇌물 재판을 받고 있다. 강간 미수를 하신 분이 다른 후보를 비방할 자격이 있느냐”고 따졌다. 홍 후보는 질문을 무시한 채 “덕이 없어 의원 14명이 뛰쳐나오지 않았나. 대구 가보면 유 후보는 배신자다. 앞으로 대구에서 정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유 후보가 “내가 누구를 배신했느냐”고 따지자, 홍 후보는 “박근혜를 배신했다. 정치적으로, 인간적으로, 정책적으로 배신했다”며 ‘배신론’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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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더불어민주당·왼쪽부터), 심상정(정의당), 유승민(바른정당), 안철수(국민의당),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2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MBC)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토론회에서 발언 준비를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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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론회에서 “굳세어라 유승민”을 외쳤던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바른정당 의원들이 후보를 버리고 야반도주한 격이다. 그렇게 살지 말고 정계은퇴하라”며 또다시 “유승민 힘내시라”고 말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자신의 질문 시간을 이용해 유 후보에게 “보수 개혁이 가물가물해지고 있다. 한국 보수 바꿔나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 유 후보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시간 걸리겠지만 노력하면 가능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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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패권주의 논쟁’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패권주의’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를 정조준해 “계파 패권주의는 마지막 적폐다. 전국에 많은 인재가 있는데 유능한 인재를 못 쓰고 무능한 자기편을 앉히니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가 된다”며 “계파 패권주의의 폐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공감한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안 후보당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냐. 계파 패권주의를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문 후보는 또 “안 후보는 국민의당을 창업했다며 창업주라고 말하잖나”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당에는 여러 분들이 와 있다. 저나 손학규 전 대표, 그리고 김종인 전 대표도 당에 들어오지 않고 외곽에 있지만 문 후보를 도왔던 전직 당 대표들이 전부 다 당에서 나왔다”며 “정치인의 탈당은 정말 중요한 정치적 결단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손학규·김종인 두 사람의 탈당이 ‘문 후보의 계파 패권주의 때문’이라는 비판이다. 이에 문 후보는 “당을 쪼갠 사람은 안 후보”라고 새정치민주연합 분당의 책임을 거론하며 “우리 당은 똘똘 뭉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남일 엄지원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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