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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5.08 11:25 수정 : 2017.05.08 11:37

페이스북에 “중원 불타고 있다…북벌 성공” 자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선거운동 초반부터 ‘승리의 동남풍을 불게 하겠다’며 중국고전 삼국지를 인용하곤 했다. 적벽에서 제갈량의 동남풍으로 조조의 대군을 막아낸 것처럼, 밑바닥 지지율에서 출발한 홍 후보 자신도 부들부채를 흔들어 보이겠다는 호기였다.

지지율이 오르며 동남풍 상승세를 탄 홍 후보가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8일에는 급기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원술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손권에 비유하며 “제갈량도 이루지 못한 ‘북벌’에 홍준표가 성공하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홍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국의 삼국시대에 형주를 장악하는 자가 중국을 통일한다고 했다. 한국에서의 형주는 영남지방이다. 이제 동남풍의 시발점인 영남은 완벽하게 장악이 되었고 중원도 불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 경부선 유세는 형주를 출발해 중원을 장악하는 삼국시대 통일의 완성에 해당되는 마지막 대장정”이라고 했다.

형주는 위·촉·오 삼국이 치열한 쟁탈전을 벌였던 지정학적 요충지다. 영남 출신인 문·안·홍 세 후보가 모두 영남 표심을 두고 다투고, 특히 안 후보에게 ‘본성’인 대구·경북을 내줬던 홍 후보로서는 이곳을 재탈환하면서 자신감을 가졌을 법 하다. 홍 후보는 형주(영남)에서 군사를 일으켜 중원(수도권)으로 치고 올라가 보수표심에 활활 군불을 떼고 있다는 주장이다.

홍 후보는 “손권의 오나라는 잠시 제쳐두어도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며 삼국지에서도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덜했던 손권에 안철수 후보를 비유한 뒤, “제갈량은 하늘의 뜻을 얻지 못해 북벌에 실패했지만 홍준표는 성공한다. 그것이 하늘의 뜻이기 때문이다. 오늘 마지막 북벌을 하늘의 뜻을 받아 완성한다”며 ‘출사표’를 써내려갔다. 그러면서 “아들에 묶여 있는 원술을 정벌하고 세상을 평정할 것이다.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했다. 문 후보가 “이미 대통령이 된 것처럼 행세한다”며 비판했던 홍 후보가, 옥새를 빌미로 자칭 황제의 자리에 올랐던 원술에 문 후보를 비교한 것이다. 그러면서 “아들에 묶여 있다”며 선거운동 마지막날까지 문 후보의 아들의 특혜 채용 의혹을 거론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홍 후보 캠프는 이날 홍준표 후보와의 프리허그를 ‘현상금’으로 문 후보 아들에 대한 ‘국민 지명수배’까지 내렸다.

제갈량은 그 유명한 출사표를 읽고는 1차 북벌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했다. 그러고는 가정전투 패배에 대한 문책을 요구하는 상소를 스스로 올린다. “신이 본디 용렬한 재주로 감히 과분한 자리에 외람되이 있으면서 직접 삼군을 지휘했으나 제대로 법도를 가르치며 군율을 밝히지 못했습니다.” 홍 후보는 자신의 말처럼 정말로 북벌에 성공할까.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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