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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7.13 10:33 수정 : 2018.07.14 11:36

동박새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주변을 살핀다.

[애니멀피플]윤순영의 자연관찰일기
붓 모양 돌기로 동백꽃 즐겨 빠는 남부지방 텃새
포천 국립수목원서 애벌레 사냥…둥지는 안 틀어

동박새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주변을 살핀다.
동박새의 날갯짓.
동박새란 이름을 들으면 동백꽃이 생각난다. 동백꽃의 곁에는 언제나 동박새가 있다. 동박새는 동백나무가 많은 우리나라 남해안과 섬 등지에서 서식하는 텃새여서 그럴 것이다.

동박새는 뜰 안과 주변의 정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새다. 다른 새들처럼 사람을 피하거나 놀라지 않고 가까이 다가오는 온순한 새다. 종종 문학작품과 그림의 소재가 되는 이유이다.

바닥에 쌓인 낙엽에 내려와 먹이를 찾는 동박새.
동박새가 좋아하는 동백꽃.
푸른 나뭇잎과 동박새의 깃털이 비슷해 잘 살피지 않으면 보기 어렵다.
동박새의 식성은 식물성으로 주로 꿀과 열매를 먹는데, 혀끝에 붓 모양의 돌기가 있어서 꿀을 빨 때 편리하다. 특히 동백꽃의 꿀을 좋아해, 벌과 나비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인 이름 봄 동백꽃 필 무렵에는 동백나무에서 무리 지어 꿀을 빨아 먹으며 꽃가루받이를 돕는다.

하얀 눈 테가 명확한 동박새.
자리를 옮기려는 동박새.
다른 새와 달리 몸짓 표현이 많은 새다.
동박새는 ‘동백새’라 부르기도 했다. 동박새 하면 동백꽃이 연상되는 것은 그만큼 동박새와 동백꽃이 오랜 세월 관계를 유지하며 우리 곁에서 함께해 온 새이기 때문일 것이다.

동박새 부부가 나뭇잎에 숨어 사이좋게 앉아 있다. 눈만 빼꼼히 보인다.
몸을 길게 뻗어 먹이를 찾는 동박새.
[%%IMAGE11%%] 동박새는 중부내륙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새다. 그러나 기후변화 때문인지 중부 지방에서도 간혹 눈에 띈다. 지난달 경기도 포천의 국립수목원에서 동박새 부부를 어렵게 만났다. 해마다 광릉숲에서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소수의 동박새가 드물게나마 관찰되는 것을 보면 월동하는 것 아닌가 추정된다.

몸길이가 11.5㎝로 작은 동박새는 낙엽활엽수 사이를 이동하며 거미와 애벌레, 곤충 등을 찾아 이리저리 움직인다. 우거진 나뭇잎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동박새는 아직 둥지를 짓지 않았다. 나름대로 영역을 정해 놓고 서로가 사랑을 키우는 것 같다.

[%%IMAGE12%%] [%%IMAGE13%%] [%%IMAGE14%%] 둥지는 나뭇가지 위에 이끼와 식물의 뿌리, 깃털 등을 소쿠리 모양으로 매달아 만드는데, 재료가 부족할 때는 인공재료를 이용하기도 한다. 4∼6월 번식기에는 암수가 함께 생활하지만, 비번식기에는 무리생활한다. 알은 4∼5개를 낳고 품는 기간은 11∼12일 정도다. 11~13일이 지나면 다 자란 새끼들이 둥지를 떠난다.

[%%IMAGE15%%] [%%IMAGE16%%] 몸 윗면은 노란색이 도는 녹색이고 아랫면은 흰색이다. 눈 가장자리에 흰색 띠가 둘리어 있어 귀여움을 더한다. 동박새의 깃털은 노란색과 녹색이 혼합된 듯 미묘한 색깔을 지니고 있는 감람석의 빛깔을 닮았다. 살아 움직이는 보석인 셈이다.

[%%IMAGE17%%] [%%IMAGE18%%] [%%IMAGE19%%] 암수가 똑같은 크기와 빛깔이어서 맨눈으로 구분하기 힘들다. 예전엔 울음소리와 생김새가 예쁘고 행동과 표정이 귀여워 불법으로 포획하여 사육하는 일도 많이 있었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촬영 디렉터 이경희, 김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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