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18 16:52
수정 : 2005.02.1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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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시리즈 첫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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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제법 굵어진 아이들에게 과학을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의 아이들에게 유전이란 ‘부모와 자식이 닮는 것’이란 대답만으로는 이제 부족하다. 같은 배에서 난 강아지들이 왜 털색깔이 다른지 그저 엄마 닮고 아빠 닮아서라고만 답하기보다는 유전의 법칙을 설명해줘야 지적 갈증을 풀어줄 수 있다. 그러나 멘델의 유전법칙이란 단어는 알아도 이 내용까지 아는 이들은 적다. 그래도 유전은 좀 나은 편. 과학에 관심있는 자녀가 어디서 들었는지 ‘상대성원리’도 아닌 ‘불확정성의 원리’를 궁금해한다면 도무지 적합한 책조차 추천해주기 쉽지 않은 노릇이다.
그러면, 교과서나 참고서처럼 딱딱하지 않게 유전법칙을 설명해줄 청소년용 과학책, 어려운 단어들 동원하지 않고 기본원리를 가르쳐 주는 데 충실한 과학책은 없을까?
자음과모음이 새로 펴내기 시작한 청소년용 과학책 시리즈인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는 이처럼 본격적으로 어려운 과학개념을 접하기 시작할 무렵인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생들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과학책이다. 현재 우리 학교교육에서 중학교부터 본격적으로 어려운 과학 교과를 접하게 되는 점을 감안해 중학 진학을 앞둔 초등 고학년들의 과학 입문서나 중학생들의 교양 과학서로 수준을 설정했다. 먼저 4권이 나왔는데 <아인슈타인이 들려주는 상대성원리 이야기> <파인만이 들려주는 불확정성원리 이야기> <호킹이 들려주는 빅뱅 우주 이야기> 등 3종은 경상대 정완상 교수가, <멘델이 들려주는 유전 이야기>는 생물학자 황신영씨가 썼다.
제목처럼 이 시리즈는 아인슈타인이나 멘델 같은 기초 과학의 최고 인물들과 함께 호킹이나 파인만 같은 현대과학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 과학자’들을 내세워 이들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하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각 분야 전공 과학자들이 직접 집필하면서 대상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과학적 개념을 알려주되 어려운 수식 때문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수식들을 최대한 들먹이지 않으면서 독자 눈높이에 맞는 비유나 실험을 활용해 설명한다. 가령 빛을 쪼이면 전자가 튀어나가는 광전효과의 원리는 구슬 던지기로 빗대 설명하고, 러더퍼드가 원자핵을 발견하는 과정은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모형 총인 ‘비비탄 총’을 이용한 실험으로 가르쳐준다. 별의 생성을 설명하는 데에는 솜사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별이 폭발하는 과정은 만두를 눌러 터뜨리는 실험을 예로 들고 있다.
또한 책에 따라 말미에 책 내용을 다시 한번 이해하도록 기존 동화를 패러디한 ‘과학 동화’를 덧붙인 것도 특징이다. ‘상대성원리’는 동화 <피터팬>을 패러디해 주인공 웬디와 피터팬이 ‘상대성원리’로 움직이는 가상 나라 ‘상대성나라’를 물리적 법칙을 활용하면서 여행하는 동화로 풀어주고, 빅뱅이론은 <오즈의 마법사>를 패러디해 도로시의 우주여행으로 설명하는 식이다.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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