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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3 17:37 수정 : 2005.02.23 17:37

서옹 선사 열반1돌 추모

“거울은 본래 아무 것도 없습니다.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비칩니다. 그러나 이 거울은 어떤 물체가 앞에 나타나야 비치게 됩니다. 물체가 사라지면 곧 없어져 아무 것도 남지 않습니다.”

날아갈 듯 가뿐한 몸으로 사뿐사뿐 백암산 길을 산책하던 노승의 법음이 <참사람의 향기>(대한불교조계종 고불총림 백양사 펴냄)를 통해 생생히 되살아났다. 서옹 선사(1912~2003) 열반 1돌 추모집이다.

서옹 선사는 망상과 집착에서 벗어나 거울같이 청정하고 생사고락과 선악분별의 일체를 초월해 자유자재한 경지를 참사람이라고 했다.

이 책엔 그가 토해낸 사자후뿐 아니라 선에 목마른 납자들과 벌인 내밀한 대화록까지 공개돼 있다. 1998년 8월 백양사에서 열린 국제무차선회에 앞서 열린 이 대담에서 한 납자는 “깨달음을 얻는 주체성 또는 정신이 존재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선사는 “정신도 주체성도 투과하는 자유자재다. 그러나 주체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납자는 “투과되고 나면 다시 더 투과되는 경지가 있느냐”고 물었고, 선사는 “투과되고 나면 다시 더 투과되는 경지가 있다”고 했다.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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