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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2 18:12 수정 : 2005.03.02 18:12

‘수행하지 않는 자는 저 혼자서/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그는 온 세계에 불을 지른다./수행은, 하늘을 빛으로 채울 수 있다./천사들을 흠 없고 성스럽게 할 수 있다.’

학교에서, 사원에서, 카페에서, 심지어 할리우드의 스튜디오에서 화석화하는 가슴에 영혼을 불어넣는13세기 수피 시인 루미의 시가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샨티 펴냄)라는 이름으로 나왔다. 꼬박 1년 동안 숨어 말문을 닫고 묵언 수행한 목사이자 수행자이자 시인인 이현주씨가 시를 풀어 엮었다.

‘수행’에 대한 루미의 시에 엮은이는 “더럽게 생각하고 더럽게 말하고 더럽게 행동하는 자는 저만 불구덩이에 빠뜨리는 게 아니라 온 세상을 불구덩이에 빠뜨린다. 그와 세계가 한 몸인 까닭에 그렇다”고 풀었다.

수피는 ‘세계는 감옥이고/우리는 갇힌 자들이다./감옥 바닥에 굴을 파고/너 자신을 탈옥시켜라!”고 노래했다. 엮은이는 이를 “극장에 들어가 보면 안다. 출구 out는 안in에 있다”고 썼다.

또 루미는 ‘오, 혓바닥이여./너는 끝없는 보물이구나./오, 혓바닥이여./너는 끝없는 질병이구나.’라고 노래했고, 엮은이는 “얼마나 큰 은총인가? 사람이 말을 할 수 있음이여! 얼마나 큰 족쇄인가? 사람이 말을 할 수 없음이여!”라고 썼다. 그 화답이 1년 간 침묵의 가락을 잇고 있다.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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