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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4 19:11 수정 : 2005.03.04 19:11

나무 지팡이

-내가 걷는 백두대간 84

풀섶에 버려진 나무 지팡이 하나 쓸 만해서

집어들고 산을 내려간다

오랜만에 짚어보는 지팡이 모가지 잡은

내 왼손을 거쳐

땅 기운이 내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알겠다


언젠가 다른 산에서도 느껴 알아차렸던

그 편안한 가슴 트임 같은 것

내 손가락 발가락 끝 모세혈관까지

힘이 실려 도는 소리 같은 것

죽은 나무마저 땅과 사람을 잇는구나

저녁 하늘이 불그레하게 옆으로 드러누워

나도 너의 편이다라고 말씀하신다

-시집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창비)에서

1942년 전남 광주 출생. 경희대 국문과 졸업.

1962년 <현대문학> 추천 완료.

시집으로 <우리들의 양식> <백제행> <빈산 뒤에 두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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