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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9 18:09 수정 : 2005.03.09 18:09

십자가 아래에서 고민하는 예수

2000년 짊어져온 십자가, 한곳에 내걸다

십자가는 로마 시대 사형수를 죽이는 형틀이었다. 정치범으로 몰린 예수도 십자가 위에서 사망했다. 그래서 십자가는 예수의 고난을 상징한다. 십자가는 1100년대부터 기독교의 상징으로 교회에 내걸리기 시작했고, 나라와 단체와 교회들은 각기 다른 역사와 문화, 체험과 의지를 담아 독특한 십자가를 만들어냈다.

세계교회협의회 성서연구부장이던 한스 뤼디 베버는 한국을 포함한 각 나라의 십자가 이해를 위한 순례 길에 나서 십자가명상집을 펴냈으나 그 곳에 한국의 십자가는 단 하나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김문환(서울대 미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한국교회는 예배당 안팎을 온통 십자가 모양으로 도배하면서도 (그가) 창의적인 해석이 없다는 평가를 한 것 같아 얼굴이 붉어졌다”고 밝혔다.

송병구 목사 10년전부터 수집
형태·소재 천차만별 500점
각나라 역사·문화·고난 오롯이
백두·한라산 소나무 십자가도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십자가에 대한 시각을 트일 기회가 마련된다. ‘세계의 십자가전’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아펜젤러의 선교 120돌과 잡지 <기독교세계> 900호 발간을 맞아 11일부터 19일까지 서울 독립문길 감리교신학대학교 백주년기념관 1층에서 연다.

전시장 정면엔 분단의 고난과 민족 화해의 희망을 담아 백두산과 한라산의 소나무로 만든 대형 십자가가 내걸린다. 또 중국에 거주하는 새터민(탈북자)이 만든 33송이 백합 십자가와 나무토막을 연결해 만든 커다란 묵주 목걸이, 나무 끝에 작은 십자가들을 꽃잎처럼 매단 에티오피아 전통 십자가 등 다양한 십자가 504점이 전시된다. 각자의 독특성과 아름다움에 경탄을 금할 수 없다.

전시회에선 작은 음악회와 십자가 설명회, 십자가 만들기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출품작의 대부분은 감리회 본부 비서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송병구(44) 목사가 10여년 전부터 수집한 것들을 내놓았다. 송 목사는 <십자가 168개의 상징 찾아가기>(kmc 펴냄)란 책을 함께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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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 사람모양으로 표현한 십자가, ② 태백 탄광촌 황재형 화백이 빚은 타우자형 십자가, ③ 독일 동서분단선을 가로지르던 철조망으로 제작한 십자가, ④ 구유상을 십자가 형상화, ⑤ 엘살바르도에서 만든 분트 십자가, ⑥ 전통적인 에티오피아 십자가. 나무 끝에 작은 십자가들이 꽃잎처럼 매달려 있다.

송 목사는 “1985년 김포 휴전선 부근의 문수산성교회를 개척하면서 인근 문수산에서 나무를 베어와 십자가를 만들어 교회에 걸어놓았는데, 예배당에서 어느날 뒤로 물러서면서 십자가가 등에 맞닿는 순간 십자가란 걸어놓는게 아니라 내가 짊어져야 할 것이란 자각이 들었다”며 “그 십자가에서 싹이 돋아나는 것을 보았고, 또 휴전선의 철사를 끊어다가 십자가에 걸어놓으면서 십자가를 묵상하곤 했다”고 말했다.

<십자가>엔 싱가포르에서 독일어로 예배드리는 신앙공동체가 사용하는 ‘人(사람 인)자 십자가’와 독일에서 ‘학교를 위한 기도의 날 운동’의 상징으로 사용하는 ‘하트 십자가’ 등 특이한 십자가 형상들이 만날 수 있다. 이를 보면 선교단체와 봉사기관과 공동체 등 기독교 기구는 물론 화해와 평화, 구제와 구휼을 담당하는 시민기구와 국제기관들이 십자가를 대안적 상징으로 내세웠음을 알 수 있다.

대한감리회 지도자인 신경하 감독회장은 “십자가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전통의 옷을 입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믿음의 역동성과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제 수난으로 점철된 우리 역사까지 한국인의 십자가에 오롯이 새겨질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조연현 기자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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