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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1 16:38 수정 : 2005.03.11 16:38


굴곡의 역사 때문이었겠지만, 한국문학사는 유난히 많은 수의 투옥 문인을 낳았다. 민족의 자유와 인간 권리의 근원적 몰수 상태였던 일제 강점기까지 갈 것도 없다. 박정희 군사정권의 등장 이후 문민정부가 들어선 90년대 초까지의 30년 세월을 ‘문인 투옥사’로 요약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닌가. 자유롭게 꿈을 꾸고 그 꿈을 글로 표현하려는 문인들은 그런 꿈과 글을 불온시하는 정권에게는 언제나 눈엣가시였던 탓이다. 고은 김사인 김정환 김지하 도종환 송기원 양성우 유시춘 이시영 정지아 황석영 황지우…. ‘눈엣가시’의 명단 일부만 보아도 정권의 ‘고충’이 얼마나 컸겠는지는 짐작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

‘별과 꿈’ 문학회는 그런 문학사적 배경을 두고 탄생했다. 이 낭만적인 이름의 문학회는 순전히 교도소 내지는 유치장 경험이 있는 문인들만을 회원으로 삼고 있다. 눈치 빠른 이들은 벌써 알아차렸겠는데, 여기서의 ‘별’은 ‘전과 기록’을 가리키는 은어적 용법으로 우선 동원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그처럼 좁고 부정적인 의미에만 머물라는 법은 없을 테다. 자고로 별은 꿈의 가장 유력한 등가물 가운데 하나가 아니던가.

감방출신 모임 ‘별과 꿈’ 문학회
소년·소녀원 찾아 ‘문학치료’ 활동

‘별과 꿈’ 문학회(회장 정도상)는 지난 8일 오후 문화예술진흥원의 ‘문화소외지역 전국순회사업’ 대상자로 선정됨으로써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다음달부터 6개월 예정으로 회원들이 경기도 안양과 안산에 있는 소년원과 소녀원을 찾아가 일종의 ‘문학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회원 문인들은 원생들에게 옥살이 경험을 비롯해 자신의 삶과 문학에 대해 들려주고, 원생들은 문인들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도록 한다. 문인들은 또 원생들에게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며 자신의 삶과 꿈을 시와 산문으로 쓰도록 지도한다. 글쓰기와 함께 연극 연습을 시켜서 자체 무대에도 올린다는 계획이다.

회장을 맡은 소설가 정도상(45)씨는 “속칭 ‘별’을 단 경험이 있는 전과자 출신 문인들이 어려운 처지의 청소년들과 경험을 나누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면서 “포기하지 않으면 꿈은 이루어지고 새로운 삶이 열린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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