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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마 모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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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이후에도 여전히 시를 쓸 수 있는가’라는 (아도르노의) 질문은, ‘수영장의 안락의자에 누워 아도르노를 읽는 것을 참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자리를 내준다.” 문화비평가 프레드릭 제임슨이 쓴 이 말은 테오도어 아도르노(1903~1969)의 글들이 안온함에 중독된 현대인들을 가혹하게 찌르는 불편의 언어임을 암시한다. <미니마 모랄리아>는 2차대전 말기 미국 망명 중에 쓴 에세이들을 모은 책이다. 친구 막스 호르크하이머와 함께 쓴 <계몽의 변증법>의 후속작이자 그 주제의 헐거운 변주라고도 할 수 있다. 153편의 에세이들은 결혼·사랑·이혼·노동·주거·문화·산업·지식 따위 온갖 주제들을 자유롭게 건드린다. 형식은 가볍지만 내용은 한없이 무겁다. 자본주의 체제의 부속물로 전락해 삶의 본디 모습을 잃어버리고도 거기에 의문을 던지지 않는 이 파편화한 인간 현실을 그는 본다. 수단이 목적으로 뒤집힌 세상, 그 세상에서 자본이 주는 꿀물에 취해 사는 하루살이 인생, 이 참혹한 세계에서 아도르노는 ‘순응’이 아닌 ‘저항’의 방식으로 ‘최소한의 도덕’(미니마 모랄리아)을 고민하는 글을 쓰는 것이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베트남 민중들이 들려주는 삶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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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김응용에게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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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0년 동안 야구 담당기자로 현장을 누빈 지은이 이영만 <경향신문> 편집국장은 “우리는 모두 김응용에게 속았다”고 말한다. 여우란다. 제갈공명이고 조조란다. 김응용의 모든 행동들은 자신의 원칙 아래 철두철미하게 계산된 것이다. 한때 최고의 투수 선동렬을 패전처리로 마운드에 올린 것도, 심판에게 막무가내로 대든 것도 확실한 셈이 다 돼 있었기 때문이란 것.
지은이는 “야구는 몇 년전 경기까지 복기가 되는데 자동차는 아침마다 어디 세웠는지 헤매곤 한다”는 김응용을 승리로 돌진하는 냉철한 ‘필드의 마에스트로’라고 이름 붙인다. 인색한 칭찬과 침묵, 밑바닥까지 선수를 뭉갠 뒤 장악하는 뚝심, 철저한 원칙 고수 등은 시대에 역행하는 듯, 결국 시대를 지배하는 김응용 카리스마다. 김응용식 경영철학이 생생한 야구 일화들과 어우러져 소개된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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