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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8 18:26 수정 : 2005.03.18 18:26

‘클릭을 발명한 꾀짜들’ 낸 회사원 강태훈씨

지금 우리가 사는 모습은 이제 어른이 된 30대 이상들이 어린 시절 소년잡지나 과학잡지에서 그렸던 21세기의 모습과 과연 얼마나 닮았을까? 맹물로 가는 자동차는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고, 사람들은 영양소를 압축한 알약 대신 몇 천 몇 백년전과 똑같이 밥 짓고 음식 차려 먹고 산다.

그럼 그 사이 생활속에 갑자기 뛰어든 ‘문명과 과학의 발전’은 없었던 말인가? 분명히 있다. 바로 어느날 갑자기 일상생활이 되어버린 ‘클릭’이다. 진정 그 이전과는 달라진 21세기의 모습은 ‘클릭’으로 상징되는 컴퓨터, 특히 인터넷 시대라는 점이다.

인터넷이란 것이 이제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이 변화는 오히려 그리 놀랍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컴퓨터와 정보통신쪽을 전공한 엔지니어나 관련업계 종사자라면 이 변화란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놀랍지 않을 수 없는 그런 변화다. 엔지니어 출신 ‘소프트웨어 컨설턴트’인 회사원 강태훈(42)씨 역시 90년대 초반 처음으로 ‘웹’이란 것을 접했던 순간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직업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해도 그 신기한 문명의 변화를 접하고 느낀 놀라움은 일생 동안 경험한 어떤 변화보다도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회사에 다닐 때에도 운전하기보다는 자동차 내부를 들여다보기를 더 좋아했었을 정도로 모든 것의 구조와 작동원리에 관심이 많은 강씨는 자연스럽게 인터넷과 웹도 그 속을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자연스럽게 궁금증도 커졌다. ‘도대체 누가 이것을 만들었고, 어떻게 만들었을까’. 동시에 기대감도 생겼다. ‘얼마 지나면 이 놀라운 것을 만들어낸 이야기는 상식이 되고 그 주인공들은 유명해지겠지?’ 그렇지만, 21세기가 되었는데도 헬리콥터를 타고 출근하는 시대는 오지 않았듯, 그가 궁금해했던 그 이야기들은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목마른 사슴이 우물을 찾듯 궁금한 자신이 직접 알아보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알면 알수록 뒷이야기에 담긴 재미는 점점 커졌다. 게다가 진실들이 잘못 알려진 부분도 상당했다. 인터넷의 원형인 ‘알파넷’이 핵전쟁에도 망가지지 않도록 고안되어 탄생했다고 알려져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오류다. 인터넷은 분명 학문적, 평화적 목적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들이 점점 축적되면서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점점 굳어졌다.

최근 그가 펴낸 <클릭을 발명한 괴자들>은 그렇게 7년 넘게 자료를 모으고, 외국책을 구입해서 읽어가며 집필한 성과물이자, 그의 이름으로 나온 첫 책이다. 물론 그가 이런 책을 쓸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인터넷 덕분이다. 책은 이 인터넷 세상을 만들어낸 선구자들의 이야기다. 책은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며 누리고 있는 문명의 산물 뒤에 얼마나 많은 연구자들의 노력과 협력, 그리고 고민이 숨어있는지 가르쳐준다. 실제 생활을 바꾼 그 주역들은 빌 게이츠처럼 각광받거나 보상 받지 못했지만, 우리에게 빌 게이츠가 가져다준 것 이상의 편리함을 선사한 이들이다. 강씨의 바람은 “분명 우리가 그들에게 빚지고 있으며, 그래서 그들의 존재를 알아주길 바라는 것”뿐이다.


말을 아끼는 이 조신한 회사원의 책 <클릭…>은 그동안 우리 출판계에는 드물었던 본격적인 ‘공학 전문 저술가’가, 그리고 또 다른 선수급 이야기꾼이 등장했음을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다. ­궁리/1만원. 글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사진 황석주 기자 stonepo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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