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가올바름을 향한 끝없는 대화
\
|
청소년 시기는 인류의 정신적 유산인 ‘고전’을 접하기에 딱 좋은 시기다. 호기심과 감수성이 왕성하게 자라는 이 시기에 동·서양의 고전을 두루 맛본다면 이후 체계적인 공부를 하는 데 튼튼한 밑받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고전에 곧바로 달려들 경우 두께에 지레 겁먹을 수도 있고 난해한 내용에 주눅들어 정나미가 떨어져버릴 수도 있다는 데 있다.
풀빛 출판사가 기획한 ‘청소년 철학 창고’는 가능한 한 쉽게 고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청소년 소화력을 감안해 만들어내는 동·서양 사상의 고전 시리즈다. 플라톤의 주저 <국가>를 풀어쓴 <국가올바름을 향한 끝없는 대화>와 고대 인도 철학의 고전 <우파니샤드>를 이야기로 푼 <우파니샤드귓속말로 전하는 지혜>가 먼저 나왔다. 출판사는 한국(<목민심서> <성학십도> 등), 동양(<논어> <맹자> <장자> 등), 서양(<유토피아> <순수이성비판> <정신현상학> 등)의 고전 사상서 50여권을 차례로 펴낼 예정이다. 마치 청소년판 세계문학전집이 있듯이, 청소년판 세계사상전집도 나올 때가 됐다는 것이 출판사의 판단이다.
|
||||
‘청소년 철학 창고’는 학계의 중견 학자들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주요 고전을 가려뽑는 선별 절차를 두었다. 허우성(경희대·동양철학), 윤찬원(인천대·동양철학), 정영근(서울산업대·한국철학), 허남진(서울대·한국철학), 이남인(서울대·서양철학), 한자경(이화여대) 교수가 선정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집필자는 청소년들의 눈높이를 잘 알고 있고 해당 분야를 전공한 중고등학교 교사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집필자들은 청소년들이 원문의 맛을 그대로 느끼되 분량에 지치지 않도록 최대한 압축한 뒤 다시 쉬운 말로 푼다.
<국가…>는 플라톤의 방대한 원문 가운데 핵심이 되는 부분을 엮어 원문의 대화 형식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스승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당대의 지식인들과 토론하면서 국가에 관한 플라톤 자신의 이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무난히 느낄 수 있다. 통상 ‘정의’라고 번역되온 것을 이 책에서는 ‘올바름’이라고 풀어 옮겼다. <우파니샤드…>에서는 ‘나는 누구인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고대 인도인들의 종교적 질문과 그에 대한 해답을 이야기 형식으로 따라간다. 인도 베다 문헌의 마지막을 이루는 이 책은 ‘범아일여’ 사상을 펼치고 있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