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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와 우연의 과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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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 촉망받던 오스트리아 생물학자 캄머러가 권총으로 자살한다. 당시는 다윈의 <종의 기원> 이후 힘을 얻어가던 돌연변이에 의한 진화설과 경쟁이론인 라마르크의 획득형질유전 학설이 맞서던 때였다. “생명체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며 환경이 동식물의 형태를 결정한다”고 믿었던 캄머러는 ‘돌연변이와 자연도태’의 진화론을 뒤집을만한 실험에 골몰하다가 결정적 결과를 얻었다. 땅에서 교미하는 개구리 종을 몇 년 동안 물에서 교미시켰더니 교미 때 암컷을 붙들기 위한 피부가 수컷 앞발에 생겨나 자손한테도 유전됐다는 것이다. 라마르크 학설의 승리인 듯했다. 그러나 실험사진의 조작 가능성이 제기됐고 결국 학술검증단까지 구성돼 조작 사실이 공개됐다. 이론경쟁에 쫓긴 과학 사기극의 종말이었다.
화학자 페터 크뢰닝 박사가 쓴 <오류와 우연의 과학사>는 과학의 정사에 가려진 이야기를 스무가지 마당으로 구성해 전한다. 뉴턴을 비롯한 과학자들이 20세기까지도 연금술에 집착했으며, 한때 지구 속은 텅 비어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믿음이 퍼졌으며, 방사능 라듐이 화장품으로 만들어져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는 등 일화들이 담겼다. 오철우 기자
일제 흔적 걷어내고 궁궐 바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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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빈 공간도 많고 규모도 커 보이지 않는 우리 궁궐이 원래 그랬던 건 아니다. “1915년 산업을 장려한다고 전각을 헐어내고…” “1918년 간특한 무리들이 창덕궁 내전에 불을 질러 타버리자 경복궁의 침전을 옮겨 다시짓는다고 자경전 일곽을 제외한 내전을 헐어내는 바람에…” 등에서 짐작할 수 있듯, 고궁에도 일제 야만의 흔적이 생생하다. 1990년대부터 본격적인 복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총독부 따위를 들어앉혀 오히려 문화적 열패감을 반증한 저들의 빗나간 행태가 새삼 가엾다. 한승동 기자
경쟁서 생존방법?…경쟁 안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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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서커스 회사의 성공사례가 눈에 띈다. 서커스가 이미 사양산업일 때에 이 회사는 서커스 회사들끼리 경쟁하기를 그만두고, 비용은 줄이고 가치는 높이는 ‘가치혁신’을 시도했다. 관리비용이 큰 동물 묘기, 스타 곡예사, 3중 복합무대를 없애는 대신에, 텐트와 전통곡예·광대는 유지하되 연극·뮤지컬의 고품격 요소를 들여와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 ‘창조적 파괴’ ‘전략의 이동’은 레드 오션의 비용혁신과는 차원이 다른 블루 오션의 가치혁신을 이뤄낸다.
시장의 경계선을 새로 짜라, 복잡한 수치가 아니라 큰 그림에 초점을 맞추라, 공정한 절차를 지켜라 등 블루 오션 6원칙을 제시한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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