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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1 16:39 수정 : 2005.01.21 16:39

신치현 작 <얼굴> \

겨울 숲에서

김 기 중

우리가

보이지 않아도

늘 생각하는 것처럼

믿어지지 않아도


늘 그리워하는 것처럼

어디선가 새소리 들리고

마른 잎들은 아직

떨어지지 않고 있다

묵은 달력을 넘기듯

시든 꽃들을 비워내듯

수첩 속에서 지키지 못한 약속 하나

문득 찾아내듯

세상은 이제

흔들리지 않을 것들로만 가득 차

사소한 것 흔들리는 것들을

벗어버린다

우리가

생각하지 않아도

보이는 것처럼

타오르지 않아도

몸살라지는 것처럼

어디선가 바람소리 들리고

세찬 가지들 아직

꺾이지 않고 있다

-시집 <푸른 신호를 기다리는 시간>(화남)에서

1993년 <한국문학> 신인상 수상. 순천향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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