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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연구회 서대문지부 ‘그림책 읽는 어른들’ 이 서대문 어린이 도서관 ‘꿈꾸는세상’에서 모임 준비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근옥(38), 이연숙(39), 조영옥(37), 장경화(37), 김성희(43)씨 (사진 전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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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들, 도서관 ‘꿈꾸는세상’ 모여 추억여행
세월이 지나도 절대 변하지 않는 가치 속으로
‘어린이책 읽는 어른들’의 아침은 서대문 어린이 도서관 ‘꿈꾸는세상’ 문과 함께 열립니다. 가족들이 출근하거나 등교하고 나면 어머니들이 오롯한 내 아침을 맞는 시간입니다. 어머니들은 지난 2년 동안 일주일에 두 번씩 만나 ‘어린이책’을 함께 읽어왔습니다.
시작은 아이를 위함이었으나 어느날부터 책을 통해 나누는 감성이 좋아 만납니다. 유근옥(38) 씨가 어린이책을 읽는 이유는 ‘회복’을 위해서인데요. “내가 백지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나이 들면서 하나 둘 마음에 생긴 때와 얼룩이 지워지지 않는데 어린이책을 읽으며 ‘점’을 지우고 ‘순수’를 회복 하는 것, 이게 제가 만든 ‘지우개론’이에요. (웃음)“
회원들은 ‘어린이책 읽기’가 어른에게 더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연숙(39)씨가 고백하길, ”평생 읽을 책 중 80%를 초등학생 때 읽는다고 하죠? 저 역시 그렇거든요. 좋은 동화책은 판본만 달라질 뿐 계속 출간되고 있고, 저는 옛 책을 다시 뒤져보면서 추억에 잠기곤 하죠.“
넓은 탁자에 펼쳐진 ‘재료’들이 매우 다양해서 인사동 어디쯤 있을법한 골동품 가게 같습니다. 오래된 책장에서 발견한 권정생 작가의 동화책 초판본이 있고, 중학교 시절 사용했던 20년 전 국사 교과서도 펼쳐져 있습니다. 이 추억 속 물건들이 책 읽는 시간을 풍성하게 하는 재료가 됩니다.
모임장인 이연숙씨는 말했습니다. ”집에 있는 엄마들은 늘 아이들과 남편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일이 아니면 자기 시간 쓰기를 꺼려하는데, 그림책 읽기만큼은 그러지 말라고 전하고 싶어요. 아이와 공유하는 시간이 많아짐은 물론, 세월이 지나도 절대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새롭게 배우는 계기가 됩니다. 우리 마음처럼.“
북하니 전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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