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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12 06:02 수정 : 2019.07.12 19:57

페미니즘 탐구 생활
게일 피트먼 지음, 박이은실 옮김/사계절·1만6800원

이 책의 원래 제목인 ‘페미니즘 에이(A)부터 제트(Z)까지’에서 드러나듯, 페미니즘 기초 개념부터 일상 속 실천 방법까지를 섬세하게 연결한 입문서다. 말하기를 두려워한 적이 있다면, 내가 어떤 사람이기 때문에 환영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면, <페미니즘 탐구생활>이 ‘기초 체력’을 키워줄 수 있겠다. 분노 표현하기, 마음껏 똑똑하기, 싫은 건 말하기, 특권 해체하기 등 26가지 일상 주제들로 구성했다.

10대 대상이지만 20~30대가 읽어도 좋을 만큼 만만치 않다. ‘성차별적 미세공격’ 같은 개념이나 ‘뜨개질 되찾아 오기’ 운동처럼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 등이 곳곳에 소개되기 때문이다. ‘성차별적 미세공격’은 슬쩍 던지는 농담, 비꼬기 같은 말들을 가리킨다. 예컨대 “정말 잘 하는데! 여자치고는 말이야”라고 했을 때 침묵한다면 화자의 성차별적 태도를 조용히 지지하는 일이 돼버린다. 그냥 넘어갈 것이냐, 받아치면서 무례한 사람이 될 것이냐. 둘 중 하나를 무조건 선택해야 하는 곤경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지만, 성차별주의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에 대응할 때 쓸 만한 개념어다. “그런 말을 바로 ‘성차별적 미세공격’이라고 하죠.”

전통적으로 여성적인 활동이라 여겼던 것들을 되찾는 ‘뜨개질 되찾아 오기’ 운동도 흥미롭다. 이 운동의 창시자 데비 스톨러는 공공장소에서 뜨개질을 하는 프로그램(‘한 땀 한 땀 뜨는 년들’)을 조직하고 ‘소녀 페미니즘’이란 개념을 대중화했다. 소녀 페미니즘은 제3물결 페미니즘의 일부로서 전통적으로 여성의 일이라 여겼던 것들의 가치를 높여 재평가하고 여성적 표현을 포용하며 공예 분야 여성의 역사를 존중하는 것을 포함한단다. 그밖에도 책에는 실용적인 ‘페미니즘 실천’ 방법이 다수 소개된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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