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07.12 06:02 수정 : 2019.07.12 19:50

돌팔이 의사
포프 브록 지음, 조은아 옮김/소담출판사·1만3800원

한 ‘돌팔이 의사’가 잃어버린 정력을 회복시켜주겠다며 남성들에게 해괴한 수술법을 소개한다. 염소의 고환을 빼내 사람의 음낭에 집어넣는 수술이다.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발기부전 치료법인데도 수천명이 그 수술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1920~1930년대 미국의 이야기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찾아온 경제대공황, 당시 미국 사회는 전쟁과 불황으로 빼앗긴 젊음의 활력을 되찾고 싶은 열망이 가득했다.

<돌팔이 의사>는 사람들의 이런 욕망을 이용해 황당한 수술을 하고, 돈을 번 20세기 미국의 가장 뻔뻔한 사기꾼 존 브링클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브링클리는 의학 전문학교에서 최소한의 의료 훈련만 받았을 뿐 졸업도 하지 못했다. 전문성도 없는데다 위험한 수술이었던 만큼 브링클리의 클리닉에서 사망이 확인된 사람만 42명이었다고 하니, 돌팔이 의사를 넘어 ‘연쇄 살인마’로 불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사람들은 왜 브링클리를 맹목적으로 따랐을까? 저자는 “<돌팔이 의사>에 나타난 어리석음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강조한다. 시대를 불문하고 ‘만병통치약’, ‘회춘할 수 있는 약’에 속고 속이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저자의 우려는 괜한 소리가 아니다.

브링클리의 대담한 사기 행각뿐만 아니라 미국 의학협회지에서 활동하며 의료 사기를 없애는 데 일생을 바친 모리스 피시바인이 브링클리를 집요하게 쫓는 부분은 꽤 흥미로운 대목이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맷 데이먼 주연의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