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지음/레제·1만5000원 김연수(사진)의 새 산문집 <시절일기>에는 2003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쓴 글들이 묶였다. 각 글의 머리에는 제목이 따로 없이, 글을 쓰거나 발표한 날짜가 적혀 있다. 시간 순으로 묶지는 않고, 글의 성격에 따라 5개 부로 나뉘어 실었다. 맨 뒤에는 ‘사랑의 단상, 2014년’이라는 단편소설을 부록처럼 덧붙였다. 책 제목은 ‘일기’지만, 말 그대로 일기를 모은 것은 아니다. 책 맨 앞에 실린 글에서 김연수가 생각하는 ‘일기’의 범주를 짐작할 수 있다. 그는 대학 시절 공책에 다양한 형태와 성격의 글을 썼다. 시처럼 짧은 글도 있었고, 대화가 들어간 소설 형식도 있었으며, 책을 읽은 감상문도 있었다. 어떤 형식이건, 작가가 되기 위한 습작이라는 생각은 없었다. “그때 나는 습작을 한 게 아니라, 굳이 말하자면 일기를 썼다.” 그런데, 이렇게 무언가를 계속 쓰다 보니 소설가가 되었다는 이야기.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그가 생각하기에 일기 쓰기의 두 가지 큰 원칙이 있다. “읽는 사람이 없을 것. 마음대로 쓸 것.” 이런 지침에 따라 쓰는 일기는 “창의적 글쓰기에 가까워진다.” 일기에서 시나 소설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지 않다. 게다가 일기를 씀으로써 사람은 자신의 삶을 한 번 더 살 수 있고, 그럼으로써 더 깊은 자기 이해에 이를 수 있다. <시절일기>는 그런 의미에서 특정 시기 김연수가 쓴 ‘일기’이자 자기 탐구 및 이해라 할 수 있다.
책 |
‘나쁜’ 시절을 견디고 이해하고자 쓴 ‘일기’ |
김연수 지음/레제·1만5000원 김연수(사진)의 새 산문집 <시절일기>에는 2003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쓴 글들이 묶였다. 각 글의 머리에는 제목이 따로 없이, 글을 쓰거나 발표한 날짜가 적혀 있다. 시간 순으로 묶지는 않고, 글의 성격에 따라 5개 부로 나뉘어 실었다. 맨 뒤에는 ‘사랑의 단상, 2014년’이라는 단편소설을 부록처럼 덧붙였다. 책 제목은 ‘일기’지만, 말 그대로 일기를 모은 것은 아니다. 책 맨 앞에 실린 글에서 김연수가 생각하는 ‘일기’의 범주를 짐작할 수 있다. 그는 대학 시절 공책에 다양한 형태와 성격의 글을 썼다. 시처럼 짧은 글도 있었고, 대화가 들어간 소설 형식도 있었으며, 책을 읽은 감상문도 있었다. 어떤 형식이건, 작가가 되기 위한 습작이라는 생각은 없었다. “그때 나는 습작을 한 게 아니라, 굳이 말하자면 일기를 썼다.” 그런데, 이렇게 무언가를 계속 쓰다 보니 소설가가 되었다는 이야기.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그가 생각하기에 일기 쓰기의 두 가지 큰 원칙이 있다. “읽는 사람이 없을 것. 마음대로 쓸 것.” 이런 지침에 따라 쓰는 일기는 “창의적 글쓰기에 가까워진다.” 일기에서 시나 소설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지 않다. 게다가 일기를 씀으로써 사람은 자신의 삶을 한 번 더 살 수 있고, 그럼으로써 더 깊은 자기 이해에 이를 수 있다. <시절일기>는 그런 의미에서 특정 시기 김연수가 쓴 ‘일기’이자 자기 탐구 및 이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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