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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16 06:01 수정 : 2019.08.16 20:25

요리는 감이여-충청도 할매들의 한평생 손맛 이야기
51명의 충청도 할매들 지음/창비교육·1만7000원

‘충청도 할매’ 51명이 쓴 <요리는 감이여>는 문재인 대통령이 “뭉클했다”고 소셜미디어에 소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감’은 오랜 경험으로 쌓인 느낌을 말한다. “9남매의 맏이로 태어나 동생들 키우느라 공부를 못했다. 얼마나 공부하고 싶었는지 말도 못한다.” 글을 모르던 이순례 할머니(73)는 충남교육청 평생교육원 한글 학교를 다닌 뒤,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됐다. 이 할머니는 “면사무소 가서 혼자 해결할 수 있으니 너무 감사하다. 아들이 캐나다에 있는데 편지도 쓸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책에는 뒤늦게 글을 배운 할머니들의 인생 이야기와 즐겨 먹던 51가지 음식들의 요리 방법이 담겨 있다. 참외장아찌, 우렁된장, 계란찜, 병어볶음, 돼지껍데기 무침, 도토리묵, 술빵 등 익숙한 것도 있고, 낯선 먹거리도 많다. 할머니들이 삐뚤빼뚤 직접 쓴 손글씨에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요리법을 보고 있으면, 재미도 있지만 알찬 정보 탓에 음식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 담긴 음식 그림, 할머니들의 인생 이야기 구술 채록은 지역의 중·고등학생과 자원봉사자들이 재능 기부로 참여했다고 한다.

할머니들은 “감으로 익혀 한평생 밥상에 올린 음식들의 요리법을 또박또박 쓰며 인생을 돌아봤다”며 “받아쓰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열심히 공부해 자서전, 시도 쓰고 싶다”고 말했다. 박찬일 요리사 겸 칼럼니스트는 “읽다가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여기 우리 엄마들이 있었다. 고마워요, 오래 사세요”라고 책 뒷면에 감상을 적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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